인천 대건고 인근 아파트 신축공사…소음·분진에 수업 차질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공사장 발파소리 때문에 학생들이 공부에 엄청난 방해를 받고 있습니다. 수능이 두 달 남았는데 시험 망치면 누가 책임지나요."
인천 대건고교 학부모들이 인근 공사장의 소음과 분진 때문에 학생들이 '학습권'을 침해받고 있다며 건설사와 연수구에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나섰다.
13일 인천시 연수구 대건고교와 학부모들에 따르면 학교 옆 6차선 도로 건너편에는 아파트 신축공사가 한창이다.
지난해 12월 착공 당시에는 학생들에게 큰 피해를 주지 않았지만, 올해 7월께 터파기 공사가 시작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학부모 A(48·여)씨는 "아이들이 공사장 소음 때문에 공부에 집중할 수가 없다거나 수업진행도 어렵다고 호소한다. 분진으로 호흡기 질환을 호소하는 학생들도 있다"며 "실제 학교를 방문해보니 소음이 예상보다 훨씬 컸다. 창문을 닫아도 옛날 건물이어서 막을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달 개학 이후부터 공사장에서는 크레인 업체 선정을 두고 시행사에 항의하는 건설근로자 노동조합의 집회도 이어졌다.
학생들은 대형 스피커에서 울려 퍼지는 민중가요와 조합원들의 호소를 들으며 공부해야 했다. 다행히 현재 집회는 잦아든 상태다.
연수구는 민원이 빗발치자 공사현장에 대한 소음측정에 나서 3차례 기준치(65㏈ 이하)를 초과한 사실을 적발, 일주일간 중장비 가동을 중지토록 했다.
문제는 공사가 2019년 4월까지 계속되는 데다 학교 앞 인접 다른 지역에도 아파트 신축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이다. 학교 뒤편 야산에는 터널 공사도 예정돼 있다.
연수구 관계자는 "학교 앞 지역에 신축되는 아파트에 대한 사업계획서는 올해 7월에 접수했으며 현재 사업계획승인 여부를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며 "학생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학교와 학부모들의 의견을 수렴해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건설사 관계자는 "학교 내 창문을 이중으로 설치하고 각 학급에 공기청정기를 배치하는 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학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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