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 아동 성폭행·살해 28년 수감…가석방 심사 내년초로 연기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호주에서 수감 약 30년 만에 어떻게든 가석방으로 나오려는 잔혹한 유아 살해범을 피해자 가족과 시민들이 힘 모아 막아내고 있다.
13일 호주 언론에 따르면 4살짜리 여자아이 살해범인 50대 초반의 네빌 타우너는 지난 2009년 자격을 얻은 뒤 3번째로 가석방을 신청해 놓고 있다.
1989년 시드니에 살던 당시 23살의 타우너는 평소 알고 지내던 여자아이 로런 힉슨을 유인, 성폭행한 뒤 살해하고 강변에 유기했다. 특히 그는 비명을 지르는 아이를 돌로 내리치는 잔혹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곧 체포된 타우너는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받았으나 2002년 재심을 통해 2009년이면 가석방이 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타우너가 얼마전 다시 가석방을 신청했고, 뉴사우스웨일스(NSW)주 가석방 심사위원회가 로런 가족들에게 허용 의향을 전달하는 등 타우너가 곧 풀려날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들이 발끈했다.
아동보호단체의 주도로 온라인 청원운동이 벌어졌고 10만5천 명 이상이 타우너를 계속 가둬두도록 호소했다.
범죄피해자 지원단체 측도 타우너가 자신이 한 일을 고백하지 않고 있다며 계속되는 타우너의 가석방 신청도 피해자 가족에게는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고문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피해자인 로런의 엄마인 주리나도 방송에 출연해 "살아있는 한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고 분명히 밝히는 등 가해자의 가석방을 막기 위해 온 힘을 기울였다.
주리나는 "사람들은 (타우너가) 권리를 가졌다고 말하지만, 아이들의 권리, 로런의 권리, 우리 아이들의 권리는 어떻게 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리나는 또 "아이들은 폭력으로 인해 권리를 빼앗겼다. 학대를 당하고 성폭행을 당했다. 이는 정말 끔찍한 일"이라며 타우너가 석방되면 다른 가족들도 비슷한 일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족과 시민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가석방 심사위원회는 12일 회의를 열고 타우너에 대한 심사를 내년 1월 16일로 미루기로 했다. 타우너의 우울증과 불안 등에 쓰인 약과 함께 정신과 치료기록 등의 정보를 더 모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게 위원회의 설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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