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촉망받는 사업가인 아드리안(마리오 카사스 분)은 사진작가 로라(바바라 레니 분)와 내연관계다.
두 사람은 어느 날 누군가로부터 협박을 받고 호텔 방을 찾아가지만, 로라는 호텔 방 안에서 의문의 습격으로 살해된다.
범인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호텔 방 안에 있던 아드리안은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다.
살인 누명을 쓴 아드리안은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승률 100%의 변호사 버지니아(안나 와게너 분)를 선임한다.
아드리안과 버지니아는 범인을 알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중 과거 아드리안과 로라가 은폐한 교통사고와 이 사건에 연결고리가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최후 재판까지 남은 시간은 단 3시간. 3시간 이내에 아드리안의 무죄를 입증할 수 있도록 사건을 재구성해야 한다.
오는 21일 개봉하는 '인비저블 게스트'는 마치 한 편의 추리소설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범죄 스릴러 영화다.
의뢰인 아드리안과 변호사 버지니아는 호텔 방 안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3시간 이내에 범인을 찾아내고 아드리안의 무죄를 입증할 수 있는 변론을 준비해야 한다.
호텔 방 의문의 살인사건에서 시작한 영화는 아드리안이 털어놓는 과거 사건들을 하나둘 펼쳐내면서 점차 외연을 확장해 나가고 겹겹이 둘러싸인 진실을 벗겨내기 시작한다.
영화가 더욱 흥미진진해지는 것은 범인 찾기가 어느새 의뢰인과 변호인 간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는 진실게임으로 변하면서부터다.
버지니아는 아드리안이 털어놓는 과거 행적들에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으면서 완벽한 변론을 위해서는 진실을 남김없이 털어놔야 한다며 아드리안을 옥죈다.
버지니아를 100% 신뢰하지 못하는 아드리안은 버지니아에게 과거 사건들을 털어놓는 듯하지만 무언가를 숨기는 듯한 미심쩍은 구석이 있다.
아드리안이 떠올리는 기억을 따라가던 관객들은 두 사람이 벌이는 진실게임 속에서 그가 재구성하는 사건 중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를 끊임없이 판단하고 추리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아드리안이 양파 껍질 벗겨내듯 하나둘 드러내는 과거 사건을 따라가면서 진실에 다가가는 듯했다가 버지니아에 의해 그가 재구성한 사건의 허점이 들춰지면서 다시 진실에서 멀어지고 원점으로 되돌아가는 과정을 반복하게 된다.
이렇게 반전이 거듭되면서 결국 아드리안은 버지니아를 믿고 그에게 진실을 남김없이 털어놓는다.
하지만 겹겹이 쌓인 진실이 모두 벗겨진 듯한 마지막 순간까지도 방심하면 안 된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반전으로 켜켜이 쌓아올려진 영화는 마지막 순간 강력한 반전을 터뜨리면서 관객에게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한 충격과 함께 묘한 쾌감을 선사한다.
이 영화는 2014년 첫 장편 영화 '더 바디'로 주목받은 스페인 감독 오리올 파울로의 두 번째 영화로, 잘 짜인 각본과 스산한 분위기를 더하는 푸른 색감의 세련된 영상이 돋보인다.
배우들의 호연도 관객의 몰입도를 높인다.
진심을 알 수 없는 포커페이스를 지닌 아드리안 역을 맡은 마리오 카사스, 의뢰인을 능수능란하게 조였다가 풀며 특유의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버지니아 역의 안나 와게너, '팜므파탈'의 이미지와 무고한 희생자의 이미지를 오가는 로라 역의 바바라 레니 등 모든 주연 배우들이 절제된 연기로 정형화되지 않은 캐릭터를 소화해낸다.
지난 5월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국내 첫선을 보인 이 영화는 극장 개봉 전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제작사인 리얼라이즈픽쳐스가 한국판으로 리메이크하기로 확정해 이목을 끌었다.
2014년 5월 국내 개봉한 파울로 감독의 전작 '더 바디' 역시 '사라진 밤'(가제)이라는 제목의 한국영화로 리메이크가 결정돼 최근 촬영을 마쳤다.
영화 수입사는 개봉에 앞서 원동연 리얼라이즈픽쳐스 대표, 변영주 감독 등이 참석하는 관객과의 대화와 영화를 재미없게 본 관객들에게 티켓값을 환불해주는 '환불 보장 시사회' 등 다양한 이벤트를 열 예정이다. 106분.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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