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언론 "4개 포대분…나토 회원국과 맺은 최대 규모 군사계약"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터키가 러시아로부터 구매하기로 한 첨단 방공미사일 시스템 S-400 계약액이 20억 달러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13일(현지시간) 자국 군사·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가 터키에 4개 포대(대대 단위)분 S-400 미사일을 공급하기로 했다"면서 "계약액은 20억 달러(약 2조3천억원)가 넘는다"고 전했다.
'디비지온'으로 불리는 1개 포대엔 보통 8개의 이동식발사차량(TEL)이 포함되며 1개 발사차량엔 4개의 발사관이 달려 있다. 1개 발사관엔 장거리 미사일 1기, 단거리 미사일 4기가 장착될 수 있다.
통상 1개 포대가 32기의 장거리 미사일을 갖춘 셈이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앞서 10일 카자흐스탄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비행기에서 기자들에게 러시아와 S-400 미사일 도입 계약을 맺었고 보증금도 전달했다고 공개했다.
러시아 대통령 군사기술협력 문제 담당 보좌관 블라디미르 코쥔도 이날 자국 타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터키와 S-400 미사일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현재 계약 이행 단계에 있다고 확인했다.
이번 계약은 러시아가 나토 회원국과 맺은 최대 규모 군사 계약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대통령의 합의에 따른 것이라고 신문은 소개했다.
터키는 지난 2008년 80기의 러시아제 대전차 미사일 '코르넷'을 구매한 이후 러시아와 가장 큰 무기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러시아가 S-400 미사일을 수출한 나라는 중국에 이어 터키가 두 번째다.
중국은 앞서 2014년 러시아와 S-400 미사일 3개 포대분 수입 계약을 체결하고 2019년까지 도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계약액은 30억 달러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날 코메르산트는 중국도 4개 포대분을 수입할 계획이며 계약액은 19억 달러라고 소개했다.
러시아는 인도와도 5개 포대분 공급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지난해 10월 인도와 S-400 공급에 관한 정부 간 협정에 서명한 바 있다.
S-400 방공미사일은 지난 2007년부터 러시아군에 실전 배치된 중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으로 저고도로 비행하는 순항미사일과 전술탄도미사일, 군용기 등을 모두 요격할 수 있다.
한꺼번에 100개의 표적을 추적할 수 있으며, 동시에 6개의 표적을 격추할 수 있는 성능을 갖춰 최고 수준의 방공미사일로 평가받는다.
터키의 러시아 미사일 도입은 이미 여러 악재가 산적한 서방과의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나토는 그동안 회원국인 터키가 러시아제 첨단무기를 구매하는 것에 우려를 표시해 왔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