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아랍에미리트(UAE)는 필리핀 정부와 필리핀 가정부의 인권보호와 노동 환경 개선에 대해 합의했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이에 따라 자국 가정부의 인권 침해와 저임금을 이유로 필리핀 정부가 2014년 6월 중단했던 가정부 인력 송출이 재개될 전망이다.
사크르 빈고바시 사이드 고바시 UAE 인력·자국인고용부 장관과 실베스터 벨로 필리핀 노동부 장관은 이날 필리핀인이 UAE에서 가정부로 다시 취업할 수 있다는 내용의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고바시 장관은 "양국이 그간 (가정부 인권보호에 대한 ) 많이 논의했다"면서 "앞으로 필리핀인 가정부는 UAE 정부가 마련하고 양국이 승인한 표준 계약서에 따라 고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계약서엔 UAE에서 가정부로 취업하는 필리핀인의 임금과 휴일을 보장하고 인권 조항 등이 포함되며 UAE 정부의 허가를 받은 고용 업체가 필리핀의 피고용인이 UAE에 입국하기 전에 반드시 보내야 한다.
UAE에서 가정부로 일하는 필리핀인은 대부분 여성으로 3만여명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환경에 시달릴 뿐 아니라 고용주의 고문에 가까운 학대와 구타, 인격 모독, 감금, 성범죄를 당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도 했다.
필리핀 정부가 이런 점을 문제 삼아 UAE에 자국인이 가정부로 취업하지 못하도록 하자 다른 직업으로 위장해 취업 비자를 받아 UAE에 입국한 뒤 가정부로 재취업하는 사례가 생겨났다.
필리핀 정부는 그간 최저 월급 400달러와 주 1회 휴일보장, 23세 이상 고용, 은행에 월급 이체 등의 조건을 UAE 정부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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