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X, 뉴럴엔진과 얼굴인식으로 차별화…M자 화면은 '글쎄'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애플이 12일(현지시간) 발표한 아이폰 10주년 기념작 '아이폰X(아이폰 텐)'은 삼성전자의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8'과 닮은 모습이 눈에 띈다.
아이폰 시리즈 최초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 대화면 트렌드에 맞춰 5.8인치로 크기를 키웠고 기존 홈 버튼을 없앤 베젤리스 디자인을 선보였다. 6.3인치의 OLED 디스플레이에 베젤리스 디자인을 채택한 갤럭시노트8과 비슷하다.
그러나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다른 부분도 적지 않다. 양사 제품은 디스플레이 면에서는 M자형 화면과 반듯한 화면으로 나뉘고 보안을 위한 얼굴인식 활용에서도 차이가 난다. 또 삼성과 달리 애플은 아이폰X에 장착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A11에 인공지능용 연산장치를 내장했다.
◇ 생체인식 애플은 '얼굴'·삼성은 '홍채' 선택
아이폰X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기능은 3차원 스캔을 활용한 얼굴인식시스템 '페이스 ID'다.
아이폰X은 지문인식 시스템 '터치ID'를 없애면서 이를 페이스 ID로 대체하고 애플페이 등도 모두 페이스 ID를 통해 활성화하는 등 얼굴인식 보안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도트 프로젝터, 적외선 카메라, 투광 일루미네이터로 구성한 '트루뎁스 카메라' 시스템이다.
도트 프로젝터가 사용자의 얼굴을 약 3만 개의 점(dot) 구역으로 나눠 입체적인 얼굴 지도를 제작하면 적외선 카메라가 이 패턴을 판독한 뒤 A11 바이오닉 칩의 보안 영역에 전송해 기존에 저장한 얼굴 정보와 일치하는지 확인한다.
주변이 어두우면 투광 일루미네이터가 적외선 조명을 비춰 이 과정을 거치게 돕는다.
페이스 ID는 사진이나 가면은 물론 할리우드의 분장술을 동원해도 속이기 어렵다는 게 애플의 설명이다. 터치ID 인식의 오차 확률이 5만 분의 1이라면 페이스 ID는 보안성이 100만 분의 1 수준이라고 애플은 밝혔다.
반면 삼성전자는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8에 얼굴인식 기능을 처음 선보였지만 이내 셀카 사진에 뚫린다는 보안 취약성이 발견돼 재미 기능으로만 사용할 것을 권해왔다.
이 같은 허점은 삼성전자의 얼굴인식 기능이 2D 스캔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사용자의 눈, 코, 입 모양 등 얼굴의 특징을 측정하고 알고리즘을 이용해 얼굴을 식별하는데 입체감이 떨어지다 보니 사진이나 비슷한 얼굴을 갖다 대면 오류가 나오는 것이다.
때문에 삼성전자는 얼굴인식 대신 홍채인식을 보안 인증 수단으로 내세운다. 삼성전자는 딥러닝 기술을 바탕으로 안면인식률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 인공지능(AI)칩 탑재한 아이폰…아이폰8이 '세계 최초'
아이폰X은 애플의 최신 프로세서인 A11 바이오닉(Bionic)을 탑재했다.
이 프로세서에는 뉴럴 엔진이 적용된 AI칩이 장착됐다. 뉴럴 엔진은 초고속 프로세싱을 돕는 듀얼 코어 디자인으로 실시간 프로세싱을 위해 초당 최대 6천억번의 작업을 수행한다.
이 엔진은 페이스 ID, 애니모지(움직이는 3차원 이모지) 등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돕고 추후 제작되는 증강현실 앱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도울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폰X 뿐만 아니라 함께 공개된 아이폰8, 아이폰8플러스에도 이 칩이 들어간다. 아이폰8, 아이폰8플러스가 이달 22일 아이폰X에 앞서 출시되는 만큼 이들 제품이 인공지능 연산전용 하드웨어가 쓰인 스마트폰으로서는 세계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애플에 이어 화웨이까지 스마트폰에 인공지능용 칩 내장을 예고하면서 모바일용 AP에 인공지능용 하드웨어를 넣는 것이 대세가 되어가는 분위기다.
화웨이는 앞서 이달 초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7'에서 인공지능(AI)용 연산장치가 내장된 고성능 모바일 칩세트 '기린 970'을 공개하고 AI 스마트폰 시대의 새로운 장을 열겠다고 선언했다.
기린 970은 AI에 필요한 신경망 연산 전용 프로세서인 NPU(Neural Network Processing Unit)를 적용했다. 기린 970은 내달 16일 독일 뮌헨에서 공개하는 프리미엄폰 메이트10에 탑재될 예정이다.
삼성 등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이같은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힌 적이 없다.
◇ 아이폰 'M'자형 디스플레이, 왜
외형에서 가장 눈에 띄는 차이는 아이폰X이 다른 베젤리스 폰과 다르게 'M'자형 디스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베젤을 줄이고 전면 상단 중간 부분에 스피커, 카메라와 각종 센서를 탑재하면서 디스플레이 모양이 이 같은 모양을 띄게 됐다.
가로 화면으로 영상을 재생하면 이 부분 베젤이 영상을 가리면서 M자 탈모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M자형 탈모 화면이라는 별칭까지 붙었다.
똑같이 삼성 디스플레이의 OLED 화면을 사용한 갤럭시노트8은 위아래를 반듯하게 잘라놓은 모양으로 비교된다.
일각에서는 베젤리스 디스플레이를 처음 시도하는 애플이 과도기적인 제품을 내놓은 것 아니냐는 불만 섞인 분석까지 나왔다.
M자형 디스플레이는 미관상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번인(Burn-in·잔상) 현상을 더욱 잘 일으킬 것으로 우려된다.
자체 발광 소자인 OLED는 오랫동안 화면을 전환하지 않으면 잔상이 생긴다. LCD도 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OLED가 훨씬 심하다.
시간 표시와 배터리 등 고정 내용을 몰아 넣은 M자형 탈모 화면의 구석 부분에 잔상 문제가 더 잘 생길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M자형 화면에 잔상 문제가 더 생길 수 있다"며 "디자인을 중시하는 애플이 M자형 탈모가 연상되는 화면을 왜 채택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srch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