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서 비트코인 투자펀드, 한순간에 "고객 돈 95% 날려"

입력 2017-09-13 20:10  

영국서 비트코인 투자펀드, 한순간에 "고객 돈 95% 날려"

英 금융감독당국도 IOC 투자 경고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에 투자한 한 펀드가 한 순간에 고객 돈 수백억원을 날렸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런던에 사무실을 두고 있지만, 오스트리아에서 운영되는 것으로 보이는 'I2 인베스트먼츠'가 이달 초 중국 당국의 가상화폐 규제 발표 직후 발생한 비트코인 가격 폭락이 "심각한 트레이딩 드로우다운 손실(drawdown loss)"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펀드는 고객들이 투자한 돈의 95%가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이 펀드가 자사 홈페이지에 2천600만파운드(약 390억원)의 자금을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한 바 있고 지난 1일에는 자사에 투자한 고객들의 돈 거의 전부를 잃었다는 글을 올렸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이 펀드는 자사의 비트코인 트레이딩 전략이 외환 현물거래에 맞춰 설계된 탓에 손실을 회복할 수 없는 가격 폭락을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더타임스는 영국 금융감독당국인 금융행위규제기관(FCA)가 전날 이른바 '신규가상화폐공개'(ICO·Initial Coin Offering) 투자를 경고했다고 전했다.

ICO는 주식시장의 기업공개(IPO)와 비슷한 개념으로, 새로운 가상화폐를 내놓으면서 자금을 끌어모으는 일종의 크라우드 펀딩이다.

영국에서는 ICO에 대한 규제가 거의 없는 가운데 FCA가 ICO에 투자했다가 투자금을 잃은 경우 투자금 보호가 "사안별" 원칙에 따라 적용될 것임을 시사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FCA는 "가상화폐는 한 기업의 주식, 미래 서비스에 대한 선불 바우처 또는 어떤 경우에는 아무런 가치도 없는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애슈허스트의 브래들리 라이스는 "FCA가 기술발전을 가로막기를 원하지는 않지만 규제되지 않은 가상화폐 발행과 안전한 크라우드펀딩 활동 사이의 경계는 아주 얇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는 전날 미국 뉴욕에서 열린 은행 콘퍼런스에서 비트코인은 "사기다. 튤립 구근(Tulip bulbs)보다 나쁘다. 결국, 좋게 끝나지 않을 것이고 누군가 다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튤립 구근은 17세기 네덜란드에서 일어난 극단적인 튤립 버블을 뜻한다.

이에 앞서 중국 중앙은행은 인민은행은 지난 4일 ICO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여러 종류의 ICO 모금활동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jungw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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