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추격 기회에서 삼진…13일 역전 만루포로 설욕
(인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최정(30·SK 와이번스)이 가장 두려워하는 투수는 임창용(41·KIA 타이거즈)이다.
1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와 홈경기, 9-10으로 추격한 7회말 2사 만루에 타석으로 들어서면서도 최정은 "삼진만 당하지 말자"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그 타석이 끝난 뒤 고개를 숙인 이는 임창용이었다.
최정은 볼 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 몰렸지만, 임창용의 시속 146㎞ 직구를 받아쳐 좌월 역전 만루 홈런을 쳤다.
최정이 임창용 트라우마를 극복하면서 SK는 15-10,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전날(12일) 최정은 2-6으로 뒤진 7회말 2사 1, 3루에서 임창용의 변화구에 속아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13일 경기 뒤 만난 최정은 "임창용 선배 공은 정말 두렵다. 어제도 변화구에 당했다"고 곱씹으며 "오늘도 도저히 못 칠 것 같았다. 볼 카운트 2볼-스트라이크로 몰리면서 '더 힘들다'고 느꼈다. 홈런을 치고 이런 말 하는 게 실례일 수도 있지만, 정말 '삼진만 당하지 말자'라는 생각으로 타격했는데 만루 홈런이 나왔다"고 말했다.
올해 임창용에게 3타수 무안타로 몰렸던 최정은 극적인 만루 홈런으로 '임창용 트라우마'를 떨쳐냈다.
대기록 달성에도 다가섰다.
이날 최정은 3회 시즌 44호 3점 홈런을 쳤다. 7회에 나온 역전 만루 홈런은 시즌 45호 아치였다.
45홈런은 2002년 호세 페르난데스가 친 SK 프랜차이즈 개인 최다 홈런 기록(45홈런)과 타이다. 페르난데스의 기록은 KBO리그 역대 3루수 한 시즌 최다 기록이기도 하다. 최정도 공동 1위로 이름을 올렸다.
홈런 1개만 추가하면 최정은 SK와 KBO리그 3루수 홈런 역사를 새로 쓴다.
최정은 "경기가 끝난 뒤에 타이기록을 세웠다는 걸 알았다. 무척 영광스럽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팀 상황에 더 큰 신경 쓴다.
SK는 불안한 5위다. 6위 LG 트윈스와 0.5게임 차, 7위 넥센 히어로즈와 1.5게임 차로 근소하게 앞서 있다.
최정은 "포스트시즌에 꼭 진출하고 싶다. 매 경기를 포스트시즌처럼 치러야 한다"며 "지난해 개인 처음으로 40홈런을 쳤다. 올해도 40홈런이 목표였다. 개인 목표는 이뤘으니, 이젠 팀 성적에만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최정은 2년 연속 홈런 1위 달성을 예약했다. 이제 그는 팀의 포스트시즌행에만 집중한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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