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향후 1년간 입국을 허용할 난민 상한선을 5만 명 이하로 설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간 난민 쿼터 5만 명 이하는 1980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난해 퇴임 직전 설정했던 11만 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규모다.
트럼프 대통령은 난민법에 따라 의회와 협의를 거쳐 2018년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오는 10월 1일까지 향후 1년간 허용할 난민 쿼터를 확정해야 한다.
최종 결정이 남아있지만, 난민 쿼터 축소 움직임은 반이민 행정명령과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 프로그램 '다카'(DACA) 폐지 결정 등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 이민·난민 정책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백악관과 주요 관련 부처가 참석한 12일 회의에서는 난민 쿼터 문제를 놓고 격렬한 찬반 논쟁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난민 쿼터 축소는 스티븐 밀러 백악관 수석 정책고문과 국토안보부가 안보상 문제 등을 이유를 들어 강력히 밀어붙이고 있다고 전했다. 밀러 고문은 1만5천 명, 국토안보부는 4만 명까지의 축소를 각각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서 미국 국가안보회의(NSC)와 국무부, 국방부 관리들은 급격한 난민 쿼터 축소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 세계적으로 난민 위기가 가중되고 있고, 미국이 그동안 난민 수용에서 리더십을 발휘해왔다는 점에서 난민 쿼터 축소 움직임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 안팎에서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구호단체인 국제구호위원회(IRC)의 데이비드 밀리밴드 위원장은 "난민 재정착은 미국 역사의 핵심요소"라면서 "이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로서의 미국의 역할이 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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