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몰·호텔 등에 폭탄 설치됐다" 가짜 전화…다른 도시에서도 유사 사건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전역에 번지고 있는 폭발물 설치 허위 신고 전화 소동이 수도 모스크바에까지 도달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하루 동안 모스크바에서 수십 개 시설물에 폭발물이 설치돼 있다는 허위 신고 전화 100여 통이 접수돼 5만명 이상이 긴급 대피했다.
크렘린궁 앞 붉은광장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신고 전화를 비롯해, 붉은광장에 인접한 대형 고급 쇼핑몰 굼(GUM), 시내 북쪽 쇼핑몰 메트로폴리스 등의 대형 매장과 크렘린궁 인근 내셔널 호텔, 시내 북쪽 코스모스 호텔 등의 숙박시설 등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신고 전화가 걸려와 이용객들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모스크바 국립대(MGU), 모스크바 국제관계대(MGIMO), 세체노프 의대 등의 대학 건물에도 폭발물이 있다는 신고 전화가 접수돼 교수와 학생들이 서둘러 건물을 빠져 나와야 했다.
시내 몇몇 기차역에도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보안당국 관계자는 "모든 시설물에서 수색 작업을 벌였으나 폭발물은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지난 10일부터 사흘 동안 시베리아 도시 옴스크, 우랄산맥 인근 도시 첼랴빈스크, 극동 도시 유즈노사할린스크, 블라디보스토크 등 전국 22개 도시의 쇼핑몰과 호텔, 학교, 정부 관청 등 200여 개 시설물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허위 신고가 들어와 4만5천여 명이 대피하는 소란이 벌어졌다.
허위 신고전화 가운데 상당수는 외국에서 걸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러시아의 혼란을 노린 외부 불순 세력이 고의로 가짜 신고전화를 조직적으로 걸고 있는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다.
지하철역, 기차역, 공항, 아파트 등에서 발생한 여러차례의 폭발물 테러로 수많은 인명 피해를 경험한 러시아인들은 폭발물 허위 신고 전화가 걸려올 때마다 수시로 긴급 대피하는 등 홍역을 치르고 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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