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 센트럴 푸르지오 등 4곳 중도금 20∼30% 잔금 이월키로
중도금 무이자 아닌 아파트는 건설사 대출 지원 '난색'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김연정 기자 = 8·2 부동산 대책 이전 계약자들에 대한 중도금 대출 소급 적용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중도금 가운데 대출이 안 되는 분양가의 20∼30%를 잔금으로 이월해주겠다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다.
정부가 8·2 대책 이전 계약자 중 무주택자가 아닌 경우에는 강화된 대출 기준을 적용하기로 하면서 계약자들의 불만이 확산되자 일부 건설사 등이 자체적으로 계약자 구제에 나선 것이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강동구 고덕동에서 '고덕 센트럴 푸르지오' 주상복합아파트를 분양한 시행사 대원플러스개발은 8·2대책으로 중도금 대출이 종전 60%에서 30∼40%로 축소되자 잔여 중도금 20∼30%를 잔금으로 이월해주기로 했다.
이 아파트는 당초 중도금 무이자 조건으로 분양됐으나 대책 이후 중도금 대출이 축소되고 이로 인해 무이자 융자 혜택이 사라질 것으로 보이자 계약자들이 반발했다.
대원플러스개발은 또 투기지역에 다른 대출이 있어 중도금 대출을 아예 못 받게 된 계약자도 중도금 30%를 납부하는 경우 나머지 30%를 잔금으로 이월해주기로 했다.
시공사인 대우건설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대책 발표로 대출 조건이 바뀌고 기존 계약자들이 중도금 대출을 받지 못하는 등 피해가 커지자 시행사에서 이러한 파격 지원안을 내놓은 것으로 안다"며 "지난주 계약자들에게 관련 내용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중흥건설도 지난 7월에 분양한 서울 '항동지구 중흥S클래스' 아파트에 대해 중도금 비중을 60%에서 40%로 낮추고 대신 잔금 비중을 종전 30%에서 50%로 늘려주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아직 대출 은행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가능한 한 60%에서 미달하는 중도금은 잔금으로 돌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계약자들의 편의를 최대한 고려하겠다는 것이 회사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 역시 지난 7월 분양한 서울 강동구 고덕 센트럴 아이파크의 중도금 대출 한도가 종전 60%에서 30∼40%로 줄어들자 잔여 중도금을 잔금으로 넘겨주는 방안을 재건축 조합과 논의 중이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무주택자들은 종전대로 60%의 대출이 가능해 관계없지만 중도금 대출이 30∼40%로 줄어든 다주택자나 다른 담보대출 보유자에 대해서는 별도의 지원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유지하면서 중도금 대출의 부족분을 잔금을 넘겨주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효성도 서울 용산구 '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스퀘어' 아파트 계약자들에 대한 지원안을 조만간 확정한다는 입장이다.
이 아파트 계약자들은 당초 중도금 60% 무이자 융자 조건으로 분양해놓고 사업 주체들이 정부 정책을 이유로 아무런 대책도 없이 2차 계약금과 중도금 대출을 못 받게 된 계약자들에게 위약금만 챙기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효성은 2차 계약금을 납부하지 못한 계약자들을 위해 계약해지 기간을 늦추는 방안, 중도금 무이자 대출 방침을 유지하고 중도금 대출 부족분을 잔금으로 넘기는 방안 등을 시행사와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효성 관계자는 "조만간 관련 내용을 확정해 계약자들에게 안내 공문을 발송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건설사는 이들 단지처럼 중도금 무이자 조건으로 분양된 경우가 아니면 중도금 대출 부족분에 대한 잔금 이월 등의 지원은 쉽지 않다는 반응이다.
이에 따라 8·2대책 이전 기존 계약자들의 불만도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다주택자 20여명은 지난 13일에도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 모여 8·2대책의 소급적용으로 중도금 대출을 못 받게 돼 계약금을 날릴 위기에 처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항의 집회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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