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 풍란, 국립공원 밖에서 자생지 첫 발견

입력 2017-09-14 12:00  

멸종위기종 풍란, 국립공원 밖에서 자생지 첫 발견

전남 무인도서 60개체 발견…생육 상태 매우 우수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멸종위기 야생식물Ⅰ급인 풍란이 전남의 한 무인도에서 자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 국립생태원은 최근 전남의 한 무인도에서 풍란 60여 개체를 발견했다고 14일 밝혔다.

지난 2013년 한려해상국립공원 섬 지역에서 80여 개체의 자생지가 발견된 적은 있지만, 국립공원 밖에서 자생지가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발견된 풍란 자생지는 약 513㎡ 규모다. 높은 절벽으로 둘러싸여 쉽게 발견하기 어려운 장소인 데다 바람이 잘 통하고 수분을 얻기 쉬운 해안가 절벽이라 풍란의 생육 상태가 우수하다는 게 국립생태원의 설명이다.






풍란은 노끈 모양의 굵은 뿌리가 상록수림의 바위나 오래된 나무 표면에 붙어서 자라는 식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 전남, 경남 일대 해안가에 드물게 분포한다. 꽃이 아름답고 향기가 좋아 남획 위험이 커지면서 1998년부터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됐다.

국립생태원은 이번에 풍란이 확인된 무인도를 특정 도서로 지정할 것을 환경부에 건의하고, 관할 지방자치단체와 유역환경청과 협력해 자생지 보호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특정 도서란 사람이 거주하지 않거나 극히 제한적으로 거주하는 도서 중 자연 생태계, 지형·지질, 자연환경이 우수해 보전지역으로 지정된 곳을 뜻한다.

환경부는 제2차 특정 도서 보전 기본계획(2015∼2024년)에 따라 무인도 500여 곳의 자연환경을 조사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전국 무인도 2천876곳 가운데 1천262곳의 조사를 마쳤다.

이희철 국립생태원장은 "국내 무인도는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뿔제비갈매기가 지난해부터 2년 연속 번식한 데다 풍란까지 자생하는 등 생태적 가치가 매우 뛰어난 곳"이라고 말했다.

so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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