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대 주요 경제 이권 사업 환수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이란의 실용개혁 노선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보수세력의 핵심 기반인 혁명수비대의 역할 축소 및 부패 숙정에 나섰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4일 보도했다.
혁명수비대가 그동안 정치적 영향력을 바탕으로 경제 분야까지 이권 사업을 확대하면서 부패와 함께 경제 성장에 악영향을 미침에 따라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재가를 얻어 대대적인 숙정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FT는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측근 소식통과 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혁명수비대가 그동안 벌여온 석유에서 통신 분야에 이르는 각종 이권 사업이 대폭 축소되고 수비대 일부 고위 간부들이 체포됐다고 전했다. 수비대는 사업 조정 및 개편을 통해 일부 업체의 사업권을 국가에 반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수개월 사이 최소 10여 명의 수비대 간부들과 관련 사업가들이 구금 상태에 있으며 다른 일부는 그동안 의심스러운 사업을 통해 축적한 부를 강제로 반환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수비대 관련 한 대형 지주회사 관리인이 수개월 전 체포된 후 그의 집에서 수백만 달러의 현금이 압수됐으며 수비대의 사업 분야를 관장하고 있는 한 장성(준장)은 체포된 후 현재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실용주의 노선의 로하니 대통령은 그동안 이란 내 최대 권력 기구 가운데 하나인 12만 명 규모의 정예 혁명수비대의 사업 활동에 비판적 입장을 취해왔다.
특히 수비대 일부 간부들이 이권 사업을 통해 막대한 개인 부를 축적해온 데 대해 이를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에게 보고한 후 수비대의 기본 역할을 저해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숙정 작업을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로하니 대통령은 하메네이에게 심각한 부패와 경제에서 차지하는 수비대의 막대한 역할로 인해 경제가 정체상태에 처해있음을 알려 하메네이로부터 지지를 얻은 것으로 내부 소식통은 전했다.
이란 전문가들은 정치적으로 유착관계에 있는 개인과 집단들이 이란 경제의 성장을 저해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실업난도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로하니 대통령은 지난 2015년 미국 등 국제사회와 핵 합의를 체결한 후 국내 경제 성장을 위해 외부 투자 유치에 힘써왔으나 기득권 유지를 노리는 수비대를 포함한 체제 내부 강경파들의 저항에 직면해 왔다.
로하니 대통령은 무력으로 정부를 세운 수비대의 존재가 경제 분야까지 진출해 민간분야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그러나 핵 합의에도 불구하고 이란에 대한 금융제재를 완화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특히 수비대와 관련된 업체와 개인들에 새로운 제재를 부과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칫 수비대 관련 업체와 연루될 것을 우려해 외국 투자자들이 이란 투자를 꺼리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의 사업단격인 '하탐-울-안비아'의 정확한 사업 내역은 공개되지 않고 있으나 지난 1980년 이란-이라크전 이후 시작돼 강경파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당시 석유와 가스 등 주요 국책사업을 떠맡으면서 사업을 급속히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전체 자산 규모는 1천억 달러(약110조원)로 추산되고 있다.
yj378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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