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북한 선전매체 차단'에 대북 연구자들 불만

입력 2017-09-14 11:12  

유튜브 '북한 선전매체 차단'에 대북 연구자들 불만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유튜브가 북한 대외선전용 매체들의 동영상 채널을 삭제한 데 대해 북한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연구원들이 항의하고 나섰다고 CNN머니가 13일 보도했다.

삭제된 채널들이 김정은 노동장 위원장의 동정, 북한 핵개발 프로그램의 진행과 그밖의 중요한 상황 전개를 파악하데 도움이 되는 필수적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 연구원들의 주장이다.

미들버리 국제연구소의 비확산 전문가인 조슈아 폴락 연구원은 트위터를 통해 "기본적으로 이번 조치는 폐쇄된 국가의 주목되는 활동을 추적하는 노력을 해치고 있다"고 말했다.

유튜브 측이 삭제한 채널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우리민족끼리'(uriminzokkiri)다. 이 채널은 2013년 워싱턴의 미국 정부 청사들에 대한 가상 미사일 공격을 가하는 장면을 포함, 전 세계 언론들을 떠들썩하게 만든 동영상들을 제공해왔고 수백만 회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연구원들은 '우리민족끼리'를 비롯한 북한 대외선전용 매체들이 올리는 온갖 동영상을 관찰, 북한의 미사일과 기타 군사장비 단서를 찾기 위해 노력해왔다.

또한 동영상은 북한 정권이 주민들에게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외국 정부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 하는지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존스 홉킨스 대학 한미연구소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은 유튜브의 모기업인 구글에 보내는 공개 서한을 통해 "북한측 동영상은 우리 외부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정보 출처"라고 말했다.

그는 CNN머니와 회견에서 '우리민족끼리'와 '동포메일'(Tonpomail) 채널이 함께 폐쇄된 것은 "심각한 손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동포메일은 평양을 추종하는 재일 조선인들이 운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민족끼리' 채널에는 현재 유튜브 측이 게시한 "법적 문제 제기로 인해 종료됐다"는 짤막한 메시지가 붙어있을 뿐이어서 유튜브 측이 폐쇄를 결정한 이유가 석연치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북한 연구자들은 이들 채널에 광고가 붙어있지 않아 북한 정권에 돈을 벌어주지는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멜빈 연구원은 미국 재무부가 북한 정권과 연계된 것으로 보는 인물들의 자산을 겨냥한 행정명령을 취한 결과일 수 있다고 추측했다.

유튜브가 북한 정권과 연계된 채널들을 폐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유튜브는 지난해 11월 광고를 통해 돈을 버는 것으로 알려진 조선중앙TV의 채널을 폐쇄한 적이 있다.

유튜브 측의 일관성없는 조치도 혼란을 키웠다. 지난 8일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을 위배했다는 이유로 '우리민족끼리'를 포함한 몇몇 채널을 폐쇄한 뒤 주말에 접속을 재개시켰다가 12일에는 다시 일부 채널을 차단했기 때문이다.

북한 선전 동영상은 여타 유튜브 채널들에서는 아직도 볼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채널인 '우리민족끼리'를 막았다는 것이 북한 연구원들에게는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폴락 연구원은 "이들 채널의 운영자들이 다른 출구를 찾는다고 해도 결정적인 자료 보관소가 사라진 셈"이라고 말했다.

jsm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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