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보시오" 네타냐후, 트럼프에 이란핵합의 개정·철회 요구

입력 2017-09-14 10:21  

"북한 보시오" 네타냐후, 트럼프에 이란핵합의 개정·철회 요구

북핵 둘러싼 국제사회 우려에 편승해 숙원해소 움직임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이란 핵합의의 개정이나 철회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아르헨티나에서 "우리 입장은 솔직하다"며 "나쁜 합의이기 때문에 고치거나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이스라엘 관리는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제한이 완료되는 일몰규정 조항이 네타냐후 총리가 우려하는 바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군 라디오는 일몰규정 조항의 개정이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할 때 제시할 요구사항 가운데 하나라고 보도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6개국과 이란이 체결한 핵합의에는 10년 후에 이란이 원심분리기를 현재 5천60개보다 많이 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원심분리기는 핵탄두의 원료가 되는 농축 우라늄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이란은 15년 뒤에는 저농축 우라늄을 현행 상한인 300㎏보다 많이 보유할 수 있다.

중동에서 이란과 대치하고 있는 이스라엘은 이 같은 시한이 연장되거나 영구적으로 고착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의 핵력장(核力場) 연구, 향상된 원심분리기, 장거리미사일 개발을 금지해달라는 요구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할 계획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테러단체로 규정한 무장정파 하마스, 헤즈볼라에 대한 이란의 지원을 중단하는 조항의 편입도 요구하기로 했다.

이란에 대한 서방의 경제제재를 푸는 핵합의에 이스라엘이 불만을 토로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다만 WP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현재 네타냐후 총리가 숙원을 풀 새로운 기회를 노리고 있을 것이라고 해설했다.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합의를 철회할 욕구를 보인다는 분위기 설명이 뒤따랐다.

예루살렘 공공문제연구소의 연구원 요시 쿠퍼와서는 "지금 이스라엘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이란이 '새로운 북한'이 될 것은 뻔하다"며 "다만 그 때 이란은 지금 북한보다 더 위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이란과 이란이 지지하는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시리아에 주둔하자 더 큰 경계심을 드러내며 핵합의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란과 헤즈볼라는 시리아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정권을 지지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이 시리아, 레바논에서 미사일을 만들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핵합의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90일마다 이란이 합의를 준수하고 있는지 의회에 보고해야 한다. 다음 보고 일은 오는 10월 15일이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핵합의를 준수하고 있지 않다고 규정할 근거가 있다고 이달 초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발언 때문에 미국이 이란 핵합의를 유지할지를 둘러싼 여러 관측이 쏟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당선인 시절부터 이란 핵합의를 저평가해왔다.

네타냐후 총리는 유엔 총회가 열리는 미국 뉴욕에서 부대행사 때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회담하기로 했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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