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안동 같은 날 각자 국제 백신포럼…'경쟁의 단면'
(무안=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전남 화순이 자랑하던 백신 산업의 선도적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바이오·헬스케어 시장이 확대하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이 저마다 관련 산업 육성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오는 21∼22일 화순군 하니움 문화 스포츠센터에서 2017 화순 국제 백신 포럼이 열린다.
경상북도와 안동시는 오는 22일 안동 그랜드호텔에서 2017 국제 백신 산업 포럼을 연다.
화순과 안동에서 같은 시기, 같은 성격의 국제 포럼이 열리는 것을 두고 백신 산업에 뛰어든 두 지역의 경쟁상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는 반응이 나온다.
화순은 2004년 화순전남대병원 설립, 2007년 전남 생물 의약연구센터 구축을 거쳐 2009년 녹십자 화순공장이 건립되면서 백신 산업 중심지 면모를 갖췄다.
2010년에는 생물 의약 산업단지, 화순전남대병원 일원 94만여㎡가 특구로 지정됐다.
그러나 안동의 눈부신 성장세에 화순의 백신 산업 메카로서 위상은 위협받게 됐다.
안동시는 2004년부터 풍산읍 일원에 화순과 비슷한 규모인 94만여㎡ 바이오 산업단지 조성에 들어가 2009년 완료했다.
2012년에는 SK케미칼 백신 공장이 들어섰으며 경북 바이오 산업연구소, 국제백신연구소 분원 등 인프라도 확대됐다.
일각에서는 화순이 '종종걸음' 하는 사이 안동이 '뜀박질'로 경쟁적 지위에 들어섰다는 평가도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화순과 안동에 사이좋게 백신 생산 대행기관을 건립하기로 했다.
올해부터 5년간 1천865억원을 들여 화순에는 미생물 실증지원센터, 안동에는 동물 세포 실증지원센터를 건립하기로 했다.
화순은 미생물, 안동은 동물 세포 관련 백신으로 특화하려는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충북 오송, 인천 송도, 경기 성남(판교) 등의 바이오·헬스 관련 기관·시설도 수도권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 등을 내세워 백신 시장을 잠식할 것으로 보여 화순의 백신 산업 입지는 점차 좁혀질 위기에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생물 의약 산업단지, 녹십자 공장, 대학병원 등 화순에는 백신 생산에 필요한 연구개발, 임상 등 모든 단계 원스톱 지원이 가능해 비교 우위에 있다"며 "화순, 나주, 장흥을 잇는 생물 의약 산업 벨트 조성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해 백신 산업 선도 지역으로 확고히 자리 잡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angwon70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