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사드 보복에 중국 매장 처분하는 롯데마트

입력 2017-09-14 19:45  

[연합시론] 사드 보복에 중국 매장 처분하는 롯데마트

(서울=연합뉴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을 견디다 못한 롯데가 결국 중국 내 롯데마트 매장을 처분한다고 한다. 롯데그룹과 중국 투자은행(IB)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최근 매각 주관사로 골드만삭스를 선정했다. 당초 롯데는 현지 롯데마트를 그대로 유지하려고 했으나 중국 당국이 6개월 이상 영업을 중단시킨 데다 전망도 불투명해 매각을 결정했다고 한다. 롯데는 지난해 11월 말 경북 성주에 있는 롯데스카이힐 성주CC를 주한미군 사드 부지로 제공키로 국방부와 계약을 맺은 뒤 중국의 집중적 보복을 받아왔다.



롯데 관계자는 "현재 마트 부문은 개별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전체 매장 매각을 포함한 매각 방안을 주관사와 협의 중"이라면서 "마트를 제외한 다른 중국 사업은 철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마트의 이번 결정은 대부분 영업 중단 상태인 중국 내 매장의 피해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데 따른 고육지책으로 해석된다. 롯데마트의 중국 점포 112개 중 87곳이 영업 중단 상태이고 나머지 점포도 사실상 휴점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출은 없고 고정비만 지출되는 이런 상황이 연말까지 계속되면 중국 내 롯데마트의 피해액이 1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롯데마트는 올 3월 3천600억 원의 자금을 중국 매장에 투입한 데 이어 최근 3천400억 원을 추가로 수혈했지만 상황은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한다. 최근 주한미군 사드 1개 포대의 성주 임시배치가 완료되면서 한중 관계는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말 중국에 진출한 롯데 계열사의 전 사업장에 대해 세무조사를 벌였고, 소방 점검 등을 이유로 롯데마트 매장의 영업을 중단시켰다. 중국 당국은 위생·통신·광고 등 여러 분야에서 불시단속을 벌여 벌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사드 여파로 촉발된 '반한 감정'이 고조되면서 영업 실적이 더 나빠진 신세계 이마트도 최근 중국 매장 5곳을 태국 CP그룹에 매각하는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의 경우 현지 판매 부진과 재무상태 악화로 납품업체 대금을 제때 주지 못해 이달 초 대부분의 중국 공장 조업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이렇게 부당한 피해를 보는 것은 모두 중국 정부의 보복 때문이다. 거듭 지적하지만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를 이유로 중국이 한국 기업에 이런 식의 보복을 가하는 것은 사리에 전혀 맞지 않는 치졸한 짓이다. 한국이 사드를 배치한 것은 유사시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을 막으려는 자위적 대응책이다. 중국이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다. 더구나 사반세기 동안 우호적 외교관계를 다져온 한국에 이렇게 무도한 경제보복을 가하면 세계 2위 강국(G2)으로서의 국제적 위신을 스스로 훼손할 뿐이다. 이제 한국 내 사드 배치가 사실상 완료된 만큼 중국도 명분 없는 보복 조처를 중단해야 한다. 북핵 해결을 위해 중국의 협조가 절실한 우리 정부도 응수한 궁한 처지이긴 하지만 우리 기업이 억울하게 피해 보는 것을 방관해서는 안 된다. 어려운 상황이더라도 우리 기업의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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