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웨일 게임이 아들 자살 유발" 유족 고소…터키검찰 수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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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정서적으로 취약한 청소년 등을 자살로 몰아간다는 의심을 받는 소셜미디어 게임 '블루웨일' 피해사례로 의심되는 사건이 터키에서도 보고됐다.
지난달 5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앙카라 가지대학 재학생 에브림 메르틴(24)의 부모는 아들의 자살을 유도한 혐의로 온라인 게임 블루웨일을 검찰에 고소했다고 일간지 비르귄 등 터키 언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족의 고소장에 따르면 메르틴은 스스로 목을 매 숨지기 직전 종일 이 게임에 몰두했으며, 급격한 정서 변화를 나타냈다.
블루웨일 게임은 러시아에서 등장한 과제 수행형 소셜미디어 게임이다. 블루웨일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접속하면 진행자가 이용자에게 50일간 과제를 부여한다.
초기 과제는 '새벽에 일어나기'나 '밤새기'처럼 크게 심각하지 않은 것이지만 점차 '종일 공포영화 보기', '하루 내내 침묵하기' 등 비정상적인 단계로 이행한다.
후반부에는 신체에 상처 내기와 같은 자해적인 과제를 제시하며, 마지막 50일째에는 고층건물에서 뛰어내리기와 같은 극단적인 지시를 내린다.
진행자는 웹캠을 통해 이용자가 과제를 제대로 수행했는지를 검증한다.
게임 이용자는 수십일동안 과제를 수행하며 육체적으로 쇠약해지고 심리적으로 예속된 상태에서 진행자의 명령을 맹목적으로 따르게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게임을 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된 피해자들은 자신과 가족의 안전에 해가 될까 우려해 쉽게 중단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게임은 러시아, 인도, 남미 등지에서 다수 청소년 자살의 원인으로 지목되며 사회문제로까지 비화했다.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 보도에 따르면 블루웨일과 관련된 자살 사건이 러시아에서만 130건 보고됐다.
메르틴 유족의 변호사에 따르면 메르틴의 다리에서는 면도칼로 낸 상처가 발견됐다.
앙카라 검찰은 유족의 고소에 따라 수사에 착수했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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