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관계자 "베네수엘라 위기 해결 위한 브라질 역할 기대"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사태와 관련, 브라질에 제재 수위를 높이도록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14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주 유엔 총회가 열리는 뉴욕에서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을 만나 베네수엘라 문제에 관한 브라질 정부의 입장을 들을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테메르 대통령 외에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 페드로 파블로 쿠진스키 페루 대통령과 만찬을 함께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브라질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에 "트럼프 대통령은 브라질이 베네수엘라 문제와 관련해 더 많은 조처를 할 수 있다는 점을 놓고 테메르 대통령과 대화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이 베네수엘라의 회원 자격을 정지하고 중남미 국가들이 베네수엘라 제헌의회의 결정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합의한 사실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브라질 등이 더 강력한 제재에 나서지 않는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브라질이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는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테메르 대통령이 이에 관해 어떤 내용을 밝힐지 큰 관심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베네수엘라는 지난 4월부터 4개월 넘게 이어진 반정부 시위에 따른 혼란과 약탈 등으로 최소 125명이 사망하는 등 극도의 정국 혼란을 겪었다.
그러나 지난 7월 말 제헌의회 선거 이후 야권 연대에 참여한 주요 정당이 10월 15일 주지사 선거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에 맞춰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야권과 대화 재개를 모색하고 있으며, 야권은 공식 대화 재개를 위한 물밑 접촉 사실을 시인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지난달 중순 중남미를 순방하면서 브라질을 제외한 것과 관련, "베네수엘라 문제에 초점을 맞춘 방문이었다"며 브라질의 불만을 달랬다.
당시 펜스 부통령은 엿새 일정으로 콜롬비아, 아르헨티나, 칠레, 파나마를 방문했다.
이에 대해 미국 정부 관계자는 "미국은 여전히 브라질을 중남미 지역의 리더 국가로 간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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