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조봉초 이윤석 군, 지역 음악계 주목
(광주=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형 누나들과 함께 연주할 생각 하니 엄청나게 떨려요."
'긴장된다'고 했지만 자신의 키 크기만 한 첼로를 쥔 광주 조봉초등학교 3학년 이윤석(10)군의 말에는 자신감이 잔뜩 묻어났다.
이 군은 오는 16일 전남 순천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청소년 협주곡의 밤에서 순천시립청소년교향악단과의 협연으로 데뷔무대를 가진다.
어린 나이에 전문 교육을 받지 않고 학교 방과 후 수업에서 배운 첼로를 시작한 지 1년 만에 협연 무대에 오르는 셈이다.
이 군은 지난해부터 지역음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첼로영재다.
악기 영재나 음악 신동으로는 상당히 늦은 나이인 9살에 악기를 접했지만 시작하자마자 지역 콩쿠르를 휩쓸었다.
지난해 광주음악협회 콩쿠르 최고상과 호남예술제 금상, 광신대 콩쿠르 1위 등 지역 음악제를 휩쓸었고 올해도 호남예술제에 나가 금상을 받았다.
최근 순천만 교향악 축제를 위해 내한한 세계적 첼리스트인 러시아국립음악원 키릴로딘 교수도 마스터클래스에 참석한 이 군의 실력에 엄지를 치켜세우며 유학을 권유하기도 했다.
이번 순천 청소년 협주곡의 밤에 참여할 협연자 공모에서는 중·고·대학생들과 오디션에서 당당히 실력을 겨뤄 협연자로 뽑혔다.
함께 협연할 순천시립청소년교향악단의 서경욱 지휘자는 "정말 오랜만에 지역 출신의 대성할 음악인재가 나온 것 같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타고난 음악적 재능과 함께 연습벌레이기도 한 이 군은 이번 협연에서 초등학생이 소화하기 어려운 곡으로 알려진 하이든 첼로협주곡 1번(HAYDN Cello concerto No.1 in C Major)을 선보인다.
시원한 쾌감을 선사하는 힘찬 곡으로 그다지 어렵게 들리지 않지만 첼리스트들은 손사래를 칠 정도로 연주하기 힘든 곡으로 알려졌다.
서경욱 지휘자는 "음악적 감각이 탁월하고 나이에 맞지 않게 곡 처리 능력이 대단하다"며 "전문 교육과정을 거치지 않았는데도 이 정도에 이르렀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라며 "이번 공연도 기대된다"고 극찬했다.
주위의 기대에 이 군의 각오도 당차다.
"형, 누나들과 협연하는 게 떨리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해서 많은 사람에게 좋은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고 말하면서 역시 어린이다운 한마디도 잊지 않았다.
"그래도 첼로보다 친구들과 야구 하는 게 더 재밌어요."
b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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