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주민들, 불안과 분노 목소리"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김정선 특파원 = 15일 오전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홋카이도(北海道) 상공을 통과한 데 대해 일본 열도가 경악했다.
일본에선 북한의 이런 잇따른 도발에 대해 "절대로 용인 못 한다"며 분노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일본 정부의 대응은 신속하게 이뤄졌다.
북한의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통과한 것은 이번이 여섯 번째로, 방위성에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정보가 사전에 입수돼 직원이 내부에서 대기하던 상태였다.
일본 정부는 미사일 발사 확인 직후 관련 소식을 '국민 보호에 관한 정보'로 알리고 미사일이 통과한 홋카이도(北海道) 등 12곳에는 대피를 당부했다.
공영방송 NHK는 이날 오전 7시께부터 전국순간경보시스템(J얼럿) 등을 통해 전달된 정보를 전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사실과 일본 정부의 대응 등을 빠르게 보도했다. 일본 정부가 밝힌 북한 미사일 발사 시간은 3분 전인 오전 6시 57분이었다.
국민 보호에 관한 정보 내용은 지난달 29일 '튼튼한 건물이나 지하로 대피해 달라'고 당부한 것에서 이번에는 '건물 안 또는 지하로 대피해 달라"고 다소 수정됐다.
J얼럿을 통해 7시 7분께에는 "미사일은 홋카이도(北海道) 지방에서 태평양을 향해 통과한 것 같다"며 "의심스러운 물건을 발견한 경우에는 절대로 다가가지 말고 바로 경찰이나 소방당국 등에 연락해 달라"는 두 번째 정보가 전달됐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달 29일 발령했던 긴급정보에 대해 "어디로 대피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는 등 불만이 제기됨에 따라 경계가 필요한 지역명과 미사일 방향까지 포함해 안내하기로 내용을 보완했다고 전날 NHK가 보도한 바 있다.
이날 발령된 메시지는 이러한 점을 반영, 내용을 보완한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홋카이도의 4개 시초손(市町村)을 비롯해 일부 지역에선 J얼럿을 통한 긴급정보가 주민에게 전달되지 않아 문제로 지적됐다.
NHK에 따르면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마침 등교 시간을 앞둔 시간대에 이뤄지자 이와테(岩手)현 와타리초(亘理町)에선 안전 확인을 위해 관내 10개 초중학교에 학생들의 등교 시간을 늦추고 자택에서 대기하도록 지시했으며 이미 등교한 학생에게는 학교 건물에 대피하도록 했다.
홋카이도 일부 초중학교에도 학생들에게 바로 등교하지 말고 자택에 대기하도록 하는 방안이 전달됐다.
문부과학성에 따르면 현재까지 홋카이도, 이바라키(茨城), 미야기(宮城), 군마(群馬)현을 포함해 8개 지역 51개교에서 등교 시간을 변경했다.
지난달 29일과는 달리 이번에는 휴교한 학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직장인들의 출근에도 영향을 미쳤다.
안전 확인을 위해 도호쿠(東北)·조에쓰(上越)·호쿠리쿠(北陸)· 야마가타(山形)·아키타(秋田) 신칸센은 운행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가 일본 상공을 통과했다는 정보가 전달된 뒤인 오전 7시 9분께 각각 운행을 재개했다.
홋카이도에서는 신칸센 운행을 10여분 정도 중단했을 뿐 아니라 삿포로(札晃) 시내 지하철도 한때 운행을 멈췄다.
JR히가시니혼도 이번 긴급정보 발령 대상에 포함된 우쓰노미야(宇都宮)선을 비롯한 일부 노선 운행을 한때 중단했다.
미사일이 상공을 지난 홋카이도에선 피해 상황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주민 사이에서 혼란과 공포가 컸다.
교도통신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불안과 분노의 목소리가 들끓었다면서 홋카이도청과 교통기관에선 직원들이 상황 파악에 분주했다고 전했다. 일부 지역에선 호외가 발행되기도 했다.
일부 주민은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은 자신들 국가만 생각한다", "해상 선박에서 대기하다 보면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 "가족과 함께 상황이 안정되기까지 기다려야 했다"고 말했다.
JR삿포로역을 이용하는 회사원 기무라 아야코(木村綾子·38)씨는 "경제 제재가 결정됐는데도 도발을 멈추지 않는 북한이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 수가 없다"면서 "다음에는 정말로 일본 영토에 (미사일이) 떨어지는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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