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TK 국민보고대회에 시선 집중…朴 탈당권유 놓고 충돌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이한승 배영경 기자 =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탈당 권유 권고 결정에 따른 당내 후폭풍이 점점 거세지는 양상이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잠행했던 친박(친박근혜)계가 공개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일각에선 '출당돼야 할 사람은 홍준표 대표'라는 강한 비난까지 나온다.
그러나 지도부는 '박근혜·서청원·최경환' 탈당 권유 결정 시기를 미루며 속도조절에 나서면서도 사실상 '박근혜 절연'이 민심의 대세라고 판단하는 상황이다.
최경환 의원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대선에서 홍준표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을 팔아가며 선거운동을 했다"며 "홍 후보가 당 대표가 된 지금에 와서는 박 전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고 출당시키겠다고 나서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처럼 그동안 '로우키 모드'를 유지하던 친박계 내부에서도 하나둘씩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일각에서는 홍 대표에 대해 집단행동에 나설 조짐까지 읽힌다.
한 친박 의원은 1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홍 대표가 이번에는 시기와 방향을 잘못 잡은 것"이라며 "본인은 세력도 없으면서 우리가 5년간 버틸 힘이 되어줄 지지층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친박 의원도 통화에서 "대표의 역량을 여권 견제와 당 통합에 써야 할 판에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며 "중도 의원들까지 부글부글한 상황이라 대규모로 회동할 분위기도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렇게 되면 의원들이 30∼40명 정도 모일 것"이라며 "그 종점은 결국 홍준표 대표 사퇴하라는 것 아니겠냐"라고 말했다.
한 중진 친박 의원은 "홍 대표 자신은 1심에서 유죄가 나왔지만 박 전 대통령은 아직 1심 선고도 안 된 상황 아니냐"며 "그런 기준이라면 홍 대표 자신이 출당돼야 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그러나 지도부에서는 인적청산의 방향이 민심의 결과 일치한다고 판단, 이런 친박의 움직임은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홍 대표 측은 통화에서 친박의 반발에 대해 "다 죽어가는 당이 살아남겠다고 몸부림치는데 등 뒤에 칼 꽂으려는 격"이라며 "반발하는 사람들이 후안무치한 자들이다. 국민은 현명하다"라고 말했다.
또 지도부는 인적청산 작업이 지지층 결집 효과로도 이어지고 있다고 봤다.
이종혁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달 부산시당에 2천 명의 진성 책임당원 입당원서 전달식이 있었고, 어제는 대구시당에서 진성 책임당원 3천 명의 입당원서 전달식이 있었다. 경북에서도 입당식이 거행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양측이 당장 이날 저녁 대구에서 열리는 '전술핵 배치 대구·경북 국민보고대회'에서 격돌할 공산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혁신위가 인적청산안을 발표한 후 처음 열리는 자리일 뿐만 아니라, 집회 장소가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심장부라는 점에서 정치적 상징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 친박 의원은 "오늘 집회가 아마 엉망진창이 될 것"이라며 태극기집회 세력 등 당 인적청산에 반대하는 세력과의 충돌 가능성을 암시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북한이 미사일을 쏘는 판에 무엇을 하겠느냐"면서 "만약 국민보고대회에서 깽판을 친다면 역사와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ykb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