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 대륙 내부에 위치한 미국의 3대 도시 시카고에서 히스피닉계 인구가 처음으로 아프리카계 인구를 추월하며 백인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인종 그룹을 형성하게 됐다고 시카고 선타임스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선타임스는 미국 센서스국이 이날 공개한 자료를 인용, 시카고 시의 히스패닉계 인구가 2015년 78만6천 명에서 2016년 80만3천 명으로 1만7천여 명 더 늘어나면서 전체 인구 270만여 명 가운데 29.7%를 차지하게 됐다고 전했다.
반면 2016년 흑인 인구는 2015년보다 4만2천 명 줄어든 79만2천 명으로 전체 인구의 29.3%에 그쳤다.
비(非)히스패닉계 순수 백인 인구는 88만2천여 명으로 전체의 32.6%였다. 아시아계 통계는 이번 자료에서 빠져있으나 2010년 기준 5.5%로 기록돼있다.
도시계획 연구·평가기관 '시카고 메트로폴리탄 플래닝 카운슬'(MPC)의 앨든 루리 연구원은 2000년대 들면서 미국 전체 히스패닉계 인구가 흑인 인구를 넘어선 사실을 상기하며 "시카고에서도 언젠가 유사 현상이 나타날 것을 예상했었지만, 그 날이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시카고에서 히스패닉계 인구가 흑인을 제치고 최대 소수 인종으로 부상한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며, 시카고 흑인 인구가 80만 명 이하로 떨어진 것도 최소 5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루리 연구원은 "시카고 히스패닉계는 도시 남서부 히스패닉계 밀집지역을 경제적 구심점 삼아 사업 개발과 성장을 거듭하면서 그 규모를 확대해왔다"고 전했다.
이어 "반면 도시 남부와 서부에 고립된 흑인 커뮤니티는 정반대 과정을 거쳤다"며 "최근 들어 더 악화된 총기폭력 실태가 흑인 인구 급감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2000년부터 2010년까지 10년 사이 시카고 흑인 인구 감소 규모는 18만여 명, 한 해 평균 1만8천 명이나, 2015년과 2016년 사이 감소 규모는 이 숫자의 2.5배에 달한다.
루리 연구원은 "이번 통계는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며 "10~20년쯤 후엔 시카고도 히스패닉계가 최대 인구를 형성하고 있을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2대 도시 로스앤젤레스는 이미 히스패닉계가 백인 수를 넘어 전체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2010년 센서스 조사 결과 로스앤젤레스 인구 총 397만여 명 가운데 히스패닉계 48.5%, 백인 28.7%, 아시아계 11.3%, 흑인 9.6% 등으로 나타났다.
뉴욕 시의 경우 2010년 기준 총 853만여 명 가운데 백인 33.3%, 히스패닉계 28.6%, 흑인 25.5%, 아시아계 12.7%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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