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보다 많아진 반려동물 인구…'동물예능'도 진화 중

입력 2017-09-17 10:00   수정 2017-09-1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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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민보다 많아진 반려동물 인구…'동물예능'도 진화 중

원조 '동물농장' 잇는 신생 '하하랜드'·'대화가 필요한 개냥'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가 1천만명을 넘어섰다. 그 사이 900만대로 내려앉은 서울 인구보다도 많아진 셈이다.

이러한 수요에 맞춰 '동물예능'도 진화를 꾀하고 있다.

방송 17년 차를 맞은 SBS TV 'TV 동물농장'에 이어 EBS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MBC TV '하하랜드', tvN '대화가 필요한 개냥' 등 재기발랄한 신생 프로그램들이 눈길을 끈다.






2001년 시작한 'TV 동물농장'은 '반려동물'이라는 단어를 보편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소유'의 뜻이 담긴 '애완동물'을 일상적으로 썼지만 'TV 동물농장'이 동물에 대한 감성적인 시선과 사연을 꾸준히 전파한 덕분에 이제는 '공존'의 뜻이 담긴 '반려동물'이 더 익숙해졌다.

이경홍 PD는 17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동물의 단순히 귀여움을 담는 게 아니라 사람과 동물, 동물과 동물 간의 '교감'을 담는 것"이라며 "워낙 PD들이 현장 경험이 많아 교감 포인트를 잘 살려낸다"고 자신했다.






'포스트 동물농장'을 꿈꾸는 신생 프로들은 차별성을 강조한다.

파일럿 방송 후 호평받아 정규 편성된 '하하랜드'의 콘셉트에 대해 이미영 PD는 "인간과 동물의 공존"이라고 설명했다. 큰 맥락에서는 'TV 동물농장'과 비슷하지만 장애견 입양 문제, 동물병원의 24시, 노홍철과 반려당나귀 동키의 일상 등 색다른 소재들을 다루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는 강형욱 훈련사를 내세워 반려동물의 잘못된 습관을 교정하는 데 포인트를 맞췄다. 반려동물을 키울 때 현실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팁을 주는 게 특징이다. 시즌2에서는 방송 시간을 20분 늘려 문제 행동을 보이는 반려동물을 심층적으로 분석, 해결책의 설득력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희성 PD는 "미디어에서 동물이 다뤄지는 방식은 아직 한계가 있어 아쉽다"며 "2년 남짓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반려동물 역시 우리처럼 사랑, 기쁨, 슬픔 등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교감한다는 것을 매번 깨닫는다. 단순히 예쁘게 잘 찍힌 화면보다는 반려견과 보호자의 행동을 자연스럽게 담아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첫 방송 한 tvN '대화가 필요한 개냥'은 스타들과 그들의 반려동물이 어떻게 교감하는지 살펴본다. '애니멀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콘셉트를 내세워 그야말로 '소통'에 코드를 맞췄다.

김수현 PD는 "누군가를 사랑하면 상대의 속마음이 궁금해지듯 반려동물의 마음도 궁금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개와 고양이의 시선에서 자신의 마음과 생각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보여주자는 게 기획의도다. 전문가 감수를 통해 동물의 행동을 탐구하고 그들의 신호를 분석해서 알려주겠다"고 말했다.






아예 반려동물이 직접 시청하는 채널도 생겨났다. 유료 채널인 도그티비는 이스라엘에서 처음 개국했고 국내에는 2013년 들어왔다. 집에 홀로 남겨진 반려견의 심리적 안정과 스트레스 해소를 돕는다고 한다.

이렇듯 다양한 형태의 동물 프로그램이 생겨나는 데 대해 'TV 동물농장'의 이경홍 PD는 "특색 있는 프로그램이 많아지는 데 대해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며 "다양한 동물, 다양한 방식의 관찰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lis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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