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선 내달로 넘어갈 수도…업무보고·현판식·중기인대회 현안 줄줄이 보류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역사관, 종교관, 이념 논란 끝에 결국 자진 사퇴하면서 중기부가 선장 없이 장기 표류할 것으로 우려된다.
16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중기부는 정부조직법 개정으로 지난 7월 26일 차관급 외청인 중소기업청에서 장관급 부처로 승격했다.
하지만 승격 53일째에도 초대 장관을 맞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새 정부 일자리 창출의 상징 부처인 중기부 초대 장관으로 '젊은 벤처 기업가'를 기용하려고 했으나 장관이 되면 보유 주식을 처분해야 하는 등의 주식백지신탁 때문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청와대는 중기부 장관 후보자를 찾기 위해 무려 30명 안팎의 인사와 접촉한 끝에 벤처창업 경력이 있는 박성진 포항공대 기계공학과 교수를 지난달 후보자로 지명했다.
그러나 어렵사리 찾은 박 후보자가 예상치 못했던 역사관, 종교관, 이념 문제로 결국 낙마하면서 새로 후보자를 지명해야 하게 됐다.
문재인 정부 초대내각의 마지막 퍼즐인 박 후보자가 인사검증 부실 논란 속에 사퇴함에 따라 새 후보자 지명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국회 인사청문보고서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박 후보자에 대해 "(장관 임명) 제청 전 부처와 검증 관련 협의를 했지만, (문제점이) 충분히 드러나지 못했다"고 검증 실패를 인정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박 후보자 사퇴 후 대변인 논평에서 "문재인 정부의 1기 내각 중 마지막 장관 인선"이라면서 "철저한 인사검증으로 해당 분야의 전문성과 도덕성,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인사를 추천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검증 문제 등으로 자칫 중기부 장관 후보자 지명이 다음 달로 넘어갈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장관 임명 지연으로 정부가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를 만들겠다며 출범시킨 중기부의 본격 가동도 하염없이 뒤로 미뤄지고 있다.
중기부는 장관이 없어 다른 부처와 달리 지난달 문 대통령 취임 후 첫 부처 업무보고도 못 했다.
장관이 임명되면 이달 중기부 출범을 상징하는 현판식과 함께 별도로 업무보고를 할 계획이었으나 이 역시 물 건너가게 됐다.
장관 임명이 늦어지면서 중소기업계의 연중 가장 큰 행사인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도 언제 열릴지 기약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보통 대통령은 매년 5월 중소기업인대회에서 중소기업인을 포상하고 중소기업인의 애로를 들었으나 올해는 정부 출범과 장관 임명 지연으로 아직 성사되지 못했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계는 새 정부와 중소벤처기업부 출범에 큰 기대를 걸었는데 정작 최저임금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문제 때문에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중기부 장관이 이른 시일 내 임명돼 중소기업의 목소리를 대변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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