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시브 능력 중요한 레프트 적응 위해 파격 실험
김세진 감독 "최 감독 결정 존중한다"
(천안=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끝없이 연구하는 지도자 최태웅(41) 현대캐피탈 감독이 시즌 시작부터 파격 카드를 꺼냈다. 한국 남자배구를 대표하는 공격수 문성민(31)의 리베로 기용이다.
최 감독은 15일 충청남도 천안시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릴 2017 천안·넵스컵 프로배구대회 OK저축은행전을 앞두고 이번 대회 문성민을 리베로로 한 차례 시험하겠다고 밝혔다.
포지션 변경은 아니다. 이번 시즌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서 라이트 크리스티안 바로티를 선택한 현대캐피탈은 문성민을 레프트 자리에 원대복귀 시킨다.
레프트는 리시브 능력이 중요하다. 최 감독은 정규시즌에 앞서 전력을 점검하는 실전 무대인 이번 대회를 문성민의 '리시브 훈련' 기회로 삼는다.
문성민의 리베로 기용 'D-데이'는 17일 KB손해보험전이다. 최 감독은 "대회 개막 전에는 아예 (리베로로만) 다 뛰게 하려고 했는데, 두 세트만 하겠다"고 밝혔다.
최 감독의 가장 큰 고민은 상대 감독과 팬들의 시선이다. 그는 "이번 결정으로 욕을 많이 먹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상대를 기만하는 행동일 수도 있고, 배구팬 여러분께도 안 좋게 보일 수 있다. 그렇지만 문성민이 레프트로 제대로 소화하려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털어놨다.
문성민은 이날 OK저축은행전은 레프트로 한 세트만 소화할 예정이다.
이에 최 감독의 2년 선배인 김세진(43) OK저축은행 감독은 "충분히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OK저축은행이 '리베로 문성민'을 상대하는 건 아니지만, 김 감독은 "최 감독이 실례일지 아닐지 많이 고민했을 것이다. 이미 언론에도 그 고민을 다 털어놨다. 그것도 존중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이번 대회가 그리 중요하진 않다. 리그에서는 그렇게 안 할 거로 생각한다"며 뼈있는 한 마디도 잊지 않았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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