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뉴욕 일정 보좌…경제설명회 등 한미FTA 호혜성 적극 알릴 듯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박경준 기자 =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16일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 출장길에 오른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위협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김 본부장이 미국의 압박을 완화할 어떤 카드를 들고갈지 주목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6일 김 본부장이 이날부터 22일까지 미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제72차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18~22일 미국 뉴욕을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보좌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본부장은 외교부 통상교섭본부장으로 한미 FTA 체결 협상을 이끈 점을 인정받아 노무현 정부 막바지인 2007~2008년 유엔대사를 지낸 경험이 있다.
김 본부장은 미 정치권과 재계 관계자 등을 만나 한미 FTA의 호혜성을 알리는 '아웃리치'(순회설명회) 활동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 FTA 폐기에 반대하는 이들이 지속해서 FTA를 지지하는 목소리를 내도록 호흡을 맞추는 한편, 개정을 주장하는 이들도 만나 FTA의 중요성을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최종구 금융위원장 등 새 정부 경제팀이 글로벌 투자자를 상대로 하는 한국경제 설명회(IR)도 같이 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의 이번 방미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김 본부장도 참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무엇보다 김 본부장이 뉴욕 방문을 계기로 미국에서 한미 FTA 카운터파트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면담할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 무역대표부가 위치한 워싱턴 D.C.는 뉴욕에서 멀지 않다.
한미 양국은 지난달 22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 FTA 공동위원회 이후 후속 협상 일정을 잡지 못했다.
미국의 무역적자 해소 요구에 한국은 FTA의 경제적 효과를 먼저 공동 분석하자고 제안했지만, 아직 답변을 받지 못한 상태다.
개정을 원하는 쪽이 미국인 만큼 한국은 급할 게 없지만, 북한의 도발로 한미 공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에서 마냥 미국의 요구를 무시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북한의 핵 도발과 미국 내 거센 반대로 한미 FTA 폐기 이슈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기는 했지만, 미국의 정확한 의중을 파악하려면 라이트하이저 대표를 만나 탐색전을 벌일 필요도 있다.
김 본부장은 지난 13일 기자 간담회에서 "서로의 니즈(needs)가 뭔지 파악하면서 점차 협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 통상 전문 매체 '인사이드 US 트레이드'는 "소식통들에 따르면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동행할 수 있으며 이후 워싱턴 D.C.를 방문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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