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매체가 30불 주고 광고 실어보니 2천여명에 전달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러시아 측에 광고를 판매해 도마 위에 오른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이 이번에는 유대인 증오 광고 논란에 휩싸였다.
15일(현지시간) 미 NBC뉴스와 IT매체 더 버지에 따르면 페이스북이 유대인 증오 광고를 자동으로 승인한다는 사실이 온라인 탐사보도매체 '프로퍼블리카'에 의해 알려졌다.
프로퍼블리카가 30달러를 내고 '유대인 증오자', '유대인을 어떻게 불살라버리는가', '유대인이 망친 세계의 역사' 등 세 가지 범주에 관심을 지닌 페이스북 유저들에게 특정 광고물을 보냈는데, 페이스북의 알고리즘이 채 15분도 걸리지 않아 자동으로 이를 승인했다는 것이다.
프로퍼블리카는 페이스북에 유대인 증오 광고를 이런 방식으로 손쉽게 올릴 수 있다면서 페이스북 측은 뒤늦게 이를 알고 해당 콘텐츠를 삭제했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일자 페이스북은 성명을 통해 "프로퍼블리카가 우리 인터페이스에 특정 사용자층을 겨냥한 공격적 내용의 광고를 게재했는데 해당 광고에 노출된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했다"고 해명했다.
페이스북의 롭 리어던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디렉터는 "간혹 우리 기준에 어긋나는 내용의 콘텐츠가 표면에 노출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콘텐츠에 새로운 가드레일을 치고 미래에 불거질 수 있는 이슈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퍼블리카는 페이스북에서 반 유대주의 카테고리에 관심을 표명한 2천300명에게 광고를 뿌릴 수 있었다며 그 효과가 작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페이스북은 러시아의 작년 미 대선 개입 수사 과정에서 러시아 측에 10만 달러(1억1천300만 원)의 광고를 판매한 사실이 드러나 조사 대상에 올라 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초 페이스북을 통한 자살 생중계 등 사회적 문제가 불거지자 온라인상에서 사회에 해악을 끼칠 콘텐츠를 걸러낼 3천 명의 인력을 추가로 고용하기로 했다.
저커버그는 또 신 나치주의와 반 유대주의에 대해 "유대인으로서 증오가 어디서 나오느냐는 질문은 내 일생의 물음이었다. 아직도 신 나치와 백인우월주의가 틀렸다는 사실을 말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 통탄할 일"이라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밝힌 바 있다.
페이스북은 샬러츠빌 백인우월주의자 유혈사태 이후 '아메리카 선봉대', '백인 민족주의자 연합' 등 8개의 백인우월주의 단체 페이스북 페이지를 삭제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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