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후에는 관광지로…봅슬레이장서 튜브슬라이드 탄다
(평창=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14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얼마 남지 않은 올림픽을 현장에서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직접 현장을 방문해보니 올림픽 경기 준비와 함께 올림픽 이후 활용까지 계획에 맞춰 진행되고 있었다.
◇ "개·폐회식장 95% 완료"…음식 메뉴판도 개선
평창올림픽 현장은 경기일까지 얼마 남지 않은 날짜만큼 완성이 머지않아 보였다.
17일 가본 올림픽 개·폐회식장은 스타디움 형태를 온전히 갖추고 있었다.
현재 개·폐회식장의 공정률이 95% 이상이라는 현장 관계자의 설명처럼 관객들이 앉을 의자가 모두 설치됐고 식이 열릴 무대 공사가 한창이었다.
스타디움은 3만5천 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350개의 장애인석도 갖췄다.
스타디움과 스폰서 기업 파빌리온·방송운용부지·선수단 대기실 등 올림픽 행사 지원시설까지 모두 합친 '올림픽 플라자'는 90% 정도 완성됐으며 연말까지 모든 공사가 마무리된다.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의 스키점프대는 95m와 125m의 아찔한 높이를 자랑하며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바람이 많이 부는 지역이기 때문에 바람이 선수들의 경기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바람막이가 설치됐고 300억 원을 들여 조명시설이 마련됐다.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는 총 1만3천500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다.
시설뿐만 아니라 외국인 방문객들을 위한 관광 인프라도 갖춰지고 있다.
평창의 한 막국수 음식점에 방문했더니 그동안 문제로 지적됐던 엉터리 외국어 메뉴판 대신 정확한 번역으로 음식 설명까지 담긴 메뉴판이 제공됐다.
'전통 메밀국수'는 'Traditional Buckwheat Noodles'로, '수육'은 'Boiled pork slices'로 번역됐다.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올림픽 개최지역의 음식점 메뉴판 개선 작업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며 "절반 이상 개선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올림픽 준비의 하나로, 평창과 강릉을 찾은 관광객들이 올림픽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도록 홍보체험관도 운영되고 있었다.
중고 컨테이너를 활용한 홍보체험관 입구에는 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발표될 때 자크 로케 전 IOC 위원장이 들었던 카드가 전시돼 있으며, 올림픽 슬로건인 '하나된 열정'이 바로 눈에 들어올 수 있도록 배치돼있다.
4D와 가상현실(VR)로 봅슬레이·스키점프·바이애슬론 등을 체험해볼 수 있고 올림픽 기념주화도 구경할 수 있다.
◇ '올림픽 끝나면 관광명소로'…관광올림픽 만든다
성백유 조직위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평창올림픽은 관광올림픽"이라며 "평창 등 강원도를 올림픽 이후 아시아 최고의 관광지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말처럼 평창과 강릉 일대는 관광명소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직 대회 전이지만 스키점프대가 많이 알려진 덕분에 알펜시아 스키점프대 위 전망대에는 이미 많은 관광객이 올라 전경을 내려다봤다.
대회 이후에도 관광객들은 모노레일을 이용해 스키점프대에 올라 스타트라인 앞을 구경할 수 있게 된다.
경기장을 관광지로 만드는 것은 올림픽 이후 경기장 운영 방식에 대한 고민과도 맞닿아있다.
스키점프대나 봅슬레이 경기장 등은 일반 스키 슬로프와 달리 일반인들이 이용할 일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고민의 결과로 크로스컨트리 경기장은 주변에 골프 코스를 설치해 대회 후에도 이용할 수 있게 했으며 봅슬레이 경기장도 물을 흘려서 튜브 슬라이드를 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개·폐회식장도 마찬가지다.
평창 지역 특성상 스타디움으로서의 활용도가 낮으므로 개·폐회식장은 올림픽이 끝난 후에는 올림픽 홍보관 등으로 활용될 건물 2층만 남겨두고 철거될 예정이다. 무대는 주민들을 위한 문화공연장으로 바뀐다.
조직위 관계자는 "강원 지역의 관광 문화 자원을 고스란히 후손에게 물려주겠다는 목표로 올림픽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며 "평창올림픽은 관광올림픽이자 환경올림픽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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