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국가정원 명원정 제다 전승 활성화 사업에 800여명 체험
(순천=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차는 덖으면 덖을수록 다양한 향이 납니다."
16일 오후 전남 순천시 순천만국가정원에 있는 명원정에서 열린 제다(製茶) 체험에서 장미향(53·여) 고려천태국제선차연구보존회 이사장은 참가자들에게 차를 덖는 방법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차를 처음 덖기 시작할 때 풋풋한 풀냄새가 나더니 두 번째 덖을 때는 진한 쑥 향이 올라왔다.
덖는 과정이 반복될수록 찻잎은 진한 빛을 띠었고 향 역시 페퍼민트 향에서 버터 향과 같은 구수한 냄새로 변했다.
9번 덖어 9번 말리는 전통 제다방식은 차가 가진 고유의 향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처음에는 300도에 육박하는 고온에서 시작해 마지막에는 80도로 내려 덖는다.
향기로운 향이 코끝을 타고 올라오면 자연스럽게 탄성이 쏟아진다.
체험에 참가한 배양희(58·여)씨 "직접 차를 덖어 보고 맛도 보니 역시 향도 깊고 정말 맛이 있었다"며 "커피보다는 차를 더 많이 마실 것 같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이 선정한 국가지정문화재 제다 전승 활성화 사업에 선정된 고려천태국제선차연구보존회는 올해 5월부터 매주 토·일요일에 전통 제다 체험행사를 열고 있다.
'자연, 사람 그리고 제다 이야기'를 주제로 열리는 체험행사에는 차를 좋아하는 시민과 다문화가정, 학생 등 매주 40여명이 찾아 최근까지 800여명이 다녀갔다.
순천만국가정원에서 찻잎을 직접 따고 뜨거운 화덕에 차를 덖고 말리는 구증구포 방식을 직접 체험하고 도자기를 빚는 등 다양한 체험행사가 열리고 있다.
이날 체험행사에는 여수와 광양지역 국·공립 어린이집 원장과 부산에서 소방대원·경찰 등 40여명이 찾았다.
장 이사장은 "좋은 차는 마셨을 때 시거나 떫지 않고 부드럽고 향이 입안에 가득 찬다"며 "차 문화 전통을 발전시켜 더 많은 사람이 전통 차를 즐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minu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