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전문가 아닌 20년뒤 中관리와 직접 통할 인재 양성"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최고의 중국 전문가이자 협상가를 키우기 위한 미국 재계의 미래 투자가 주목을 받고 있다.
18일 홍콩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그룹 회장을 필두로 한 미국 재계는 5억 달러(약 5천650억원)를 모아 자국 청년들에게 중국 유학을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베이징 칭화대는 미국 재계가 엄선한 장학생들이 향하는 주요 목적지다.
칭화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을 배출하는 등 중국 공산당 관리들과 과학자들의 최고 요람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대학에서 운영하는 국제관계 박사학위 과정에는 현재 26개국에서 126명이 수학하고 있는데 미국 학생들이 절반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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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마크 매기니스(22)는 "성장하는 중국의 사정을 알 필요가 있다"며 "최상의 방법은 현지인들과 대화하면서 그 분야에 완전히 몰두하는 것"이라고 지원 배경을 밝혔다.
매기니스는 미국 국무부 장관이 되는 것이 꿈이며 의회나 대법원 등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유학생들은 중국의 생활방식에 광범위하게 노출된 뒤 정치, 산업, 문화에서 중국을 잇는 교량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는 중국이 그간 소프트파워(문화·예술·학술 등의 무형적 저력) 확대를 위해 추진하던 종전 정책들과는 다소 다른 면이 있다.
'매혹하기: 중국이 소프트파워로 세상을 바꾸는 방식'의 저자인 죠슈아 쿨랜지크는 "다른 소프트파워 정책과 달리 외국인이 상당한 주도권을 갖는 게 특색"이라고 설명했다.
칭화대의 이 프로그램은 시 주석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축사와 함께 작년에 개설됐다.
시 주석은 "세계 최고의 인재를 양성하는 국제적 기반이 되길 희망한다"고 축하 서한에서 밝힌 바 있다.
미국 재계는 지금까지 모인 기금으로 매년 자국 학생 200명을 지원할 수 있다. 이는 중국 사상 최대의 외국인 장학 프로그램이다.
올해 2기생 입학식에는 테리 브랜스테드 주중 미국대사가 참석한 가운데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설립자,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 캐피털 창업자 등이 축사를 건넸다.
미국 재계는 장학 프로그램의 목적이 단순히 중국 전문가를 양성하는 수준을 넘는다고 강조하고 있다.
블랙스톤 자선재단의 전무이사 에이미 스터스버그는 "그냥 중국을 잘 이해하자는 개념이 아니다"며 "20년 뒤에 장학생 출신이 중국 정부의 현직 관리와 직접 전화를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중국은 소프트파워를 강화하려고 이런 교류에 미국만큼이나 기대를 걸고 있다.
중국 정부는 중국 문화를 소개하기 위해 2004년부터 해외 대학에 공자학원을 지원하기 시작해 현재 125개국까지 개척지를 넓혔다.
쿤산-듀크대, 상하이-뉴욕대, 닝보-노팅엄대 시안교통-리버풀대 등 해외 대학과 공동으로 캠퍼스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베이징대도 중국학 박사학위 과정인 '양청 아카데미'를 설립했다.
류샹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중국이 소프트 파워를 가꿔가는 길에서 국제기준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며 "성공담을 소개할 때 국가적 차이를 이해해야 하고 부드럽게 다가가야 한다"고 말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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