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일제 잔재 논란이 계속돼 온 부산 명륜초등학교 교표(校標)가 개교 100년 만에 바뀐다.
명륜초등학교는 최근 교표 변경위원회가 개최한 공모전을 거쳐 새 교표를 선정했다고 18일 밝혔다.
명륜초는 기존의 교표를 새 교표로 이달 말까지 교체할 예정이다.
기존 교표에는 중앙에 둥근 원을 두고 바깥으로 빛이 뻗어 나가는 듯한 무늬가 있어 일제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그러나 이런 교표를 누가, 언제, 어떻게 만들었는지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았다.
과거에도 교표 변경이 몇 차례 추진된 적이 있지만 학교의 오랜 역사를 담고 있다는 등의 반론에 부딪혀 번번이 무산됐다.
그동안 학교 측도 일제 잔재 지적에 대해 "환하게 떠오르는 해가 밝은 어린이의 얼굴 모습을 상징한다"고 교표 의미를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4월 학교 뒤편 담벼락에 있던 수십여 개 교표가 훼손되면서 교표 변경 추진 문제가 급물살을 탔다.
학교 측은 개교 100주년을 맞아 진행된 '역사 바로 세우기 교육' 프로젝트를 준비하며 학교 구성원들의 의견을 물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전교생 1천290명 중 1천250명이 참여해 1천명(80%)이 교표 변경에 동의했다.
공한옥 명륜초등학교 교장은 "100년 동안 사용한 교표를 바꾸기가 쉽지 않았지만 학교 구성원들의 뜻을 모아 지금이라도 욱일기를 연상시켰던 교표를 바꾸게 돼 다행"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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