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스덴박물관 소장품 소개하는 '왕이 사랑한 보물'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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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독일 동부 작센주 드레스덴에서 약 30㎞ 거리에 있는 소도시 마이센은 유럽 최고의 도자기 산지로 꼽힌다. 하얀 바탕에 푸른색 문양이 들어간 마이센 도자기는 300여 년간 명맥을 이어온 독일의 명물이다.
마이센 도자기를 탄생시킨 주인공은 작센의 선제후였던 프리드리히 아우구스트 1세(폴란드 왕명 아우구스트 2세·1670∼1733, 이하 아우구스트 1세)였다. 왕이 되고자 했던 그는 가톨릭으로 개종해 1697년 폴란드 왕에 등극했고, 자신의 권위와 위세를 보여주기 위해 예술품을 수집했다.
아우구스트 1세가 특히 관심을 보인 유물은 도자기였다. 그는 중국과 일본에서 생산된 도자기를 사들였고, 이를 똑같이 복제해 만들도록 지시했다. 마이센 도자기의 출발은 동아시아 도자기의 모방이었다.
'강건왕'이라고 불리는 아우구스트 1세와 그가 모은 예술품을 소개하는 '왕이 사랑한 보물 - 독일 드레스덴박물관연합 명품전'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19일 개막한다.
올해로 설립 457주년을 맞은 드레스덴박물관연합은 15개 박물관의 연합체다. 이번 전시에는 이 박물관에 있는 소장품 130건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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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개막에 앞서 18일 열린 언론공개회에서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은 "국립박물관에서 독일 문화를 소개하는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18세기 바로크 예술을 꽃피운 왕인 아우구스트 1세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도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은 "아우구스트 1세와 그의 아들의 치세가 작센의 전성기였다"며 "아우구스트 1세는 예술품 수집에 열을 올렸을 뿐만 아니라 유물을 전시할 공간을 설계하고 축제도 기획했던 탁월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아우구스트 1세를 조명하는 1부, 그가 드레스덴에 만들었던 보물의 방인 '그뤼네 게뵐베'(Gruenes Gewoelbe·녹색의 둥근 천장)를 주제로 꾸며진 2부, 아우구스트 1세가 수집한 도자기를 집중적으로 선보이는 3부로 구성된다.
1부에서는 아우구스트 1세가 전쟁에서 입었던 화려한 군복과 태양 마스크, 의례용 검 등을 볼 수 있다. 아우구스트 1세는 프랑스에서 절대권력을 휘두른 태양왕 루이 14세(1638∼1715)를 동경해 태양 마스크를 제작해 착용하기도 했다.
2부에서 시선을 끄는 전시물은 무굴 제국의 아우랑제브 생일 연회 장면을 재현한 공예품의 사진이다. 사진작가 외르크 쇠너가 사진 1천200장을 찍은 뒤 실물의 5배 크기로 출력해 유물의 모습을 세세하게 확인할 수 있다.
또 아우구스트 1세의 수집품은 아니지만 다이아몬드 911개로 장식한 검과 칼집, 토파즈를 가운데에 두고 주변에 다이아몬드 369개를 박은 훈장도 감상할 수 있다.
마지막 3부로 발걸음을 옮기면 중국, 일본 도자기와 이를 모방해 만든 마이센 도자기를 살필 수 있다.
박 연구관은 "아우구스트 1세는 엘베 강변에 도자기 궁전을 만들려고 했지만, 완공 전에 숨을 거뒀다"며 "마이센 도자기는 아우구스트 1세 시대에 이미 유럽에서는 품질을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개막일인 19일 오후에는 율리아 베버 드레스덴 도자기박물관장과 외르크 쇠너 작가의 강연이 진행된다.
전시는 11월 26일까지. 12월 9일부터 내년 4월 8일까지는 국립광주박물관에서 같은 전시가 열린다. 관람료는 성인 9천원, 중학생∼대학생 8천원, 초등학생 7천원.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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