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본선행에도 히딩크 사태-공금 유용 사건 여파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대한축구협회(회장 정몽규)가 애초 18일 열려고 했던 창립 84주년 기념식 행사를 취소했다.
축구협회는 이날 오후 4시 30분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2층 대회의실에서 정몽규 회장을 비롯한 회장단 직원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기념식을 열 예정이었다.
매년 개최한 데다 올해는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 확정으로 한국 축구의 9회 연속 본선행 달성이라는 의미도 있었다.
그러나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이 "어떤 형태로든 한국 축구를 위해 기여할 용의가 있다"는 발언을 한 이후 히딩크 감독을 러시아 월드컵 대표팀 사령탑으로 추대하자는 의견이 쏟아지고, 축구협회 집행부를 질타하는 네티즌들의 댓글이 폭주하면서 기념식 행사를 취소했다.
히딩크 감독의 대표팀 감독 제안설을 둘러싼 김호곤 협회 기술위원장과 히딩크 측의 '진실 공방'도 비난 여론을 부추겼다.
최근 축구협회 전·현직 임직원 12명이 업무상 배임 혐의로 입건된 것도 행사 취소에 한몫했다.
협회는 임직원 배임혐의와 관련해서도 공식 사과나 보도자료 대신 홈페이지에 사과문만 슬쩍 게재해 '꼼수 사과'라는 비판까지 받았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연례행사로 창립 기념식을 개최할 계획이었지만 협회 안팎의 상황이 좋지 않아 지난 주말 행사 취소를 결정했다"면서 "이번 창립식은 조용하게 지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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