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일본 연구팀이 뇌가 식욕을 억제할 수 없게 되는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성과는 비만 치료에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 자연과학연구기구 기초생물학연구소 연구팀은 비만의 경우 뇌 속의 특정 효소가 증가해 식욕을 억제하는 체내 호르몬의 활동을 방해하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논문을 네이처의 온라인 학술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14일 발표했다고 아사히(朝日), 마이니치(每日) 등 일본 언론이 전했다.
식사를 하면 체내의 지방세포에서 "렙틴"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이 호르몬은 뇌의 음식물 섭취 중추에 작용해 식욕을 억제한다. 비만인 경우 식욕이 억제되지 않는 '렙틴 저항성'이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었다.
연구팀은 비만이 진행되면서 뇌 속에 나타나는 'PTPR'이라는 효소에 주목했다. 보통 쥐와 유전자 결함으로 이 효소를 만들지 못하는 쥐 각 12마리에게 생후 16주 동안 고지방 먹이를 주는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 결과 유전자 결함으로 이 효소를 만들지 못하는 쥐는 체중이 14%, 체지방은 40%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지방식을 계속해서 섭취하면 이 효소가 증가하면서 렙틴 저항성이 생겨 비만이 된다. 효소가 없으면 저항성이 생기지 않아 섭취량이 억제되는 것으로 보아 이 효소가 렙틴의 식욕 억제를 방해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연구팀은 이 효소가 혈당치를 낮추는 인슐린의 작용도 방해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연구팀의 신타니 다카후미(新谷隆史) 교수(신경생물학)는 "효소의 작용을 억제하는 약을 개발하면 비만과 당뇨병 모두를 개선할 수 있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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