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터넷 통제속 공청단 트위터계정 개설…'내로남불' 논란

입력 2017-09-18 17:02  

中 인터넷 통제속 공청단 트위터계정 개설…'내로남불' 논란

"괜찮은 거라면 왜 통제하나"…전문가 "공청단 이념 전장에 도움"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중국 공산당의 기본 축인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이 당국의 강력한 인터넷 단속에 개의치 않고 중국에서 금지된 트위터 계정을 버젓이 개설해 '내(당국)가 하면 로맨스, 남(일반인)이 하면 불륜' 격이라는 논란을 빚었다.

이 때문에 일반인에게는 금지된 트위터 계정이 예외적으로 공청단에 허용된 배경에 관한 질문이 빗발쳤고, 일부 전문가는 온라인을 통해 중국 당국이 '이념 전장(戰場)'을 확대하려는 의도인 것으로 풀이했다.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공청단은 지난주 공식 트위터 계정을 개설하고 첫 번째 트윗을 올렸다. 이는 공교롭게도 중국 정부가 공산당 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전방위로 인터넷 단속을 강화하는 시점과 겹쳤다.

공청단은 이달 초 트위터 계정(CYL@ccylchina)을 개설하고 지난 14일 첫 번째 트윗 10개를 인터넷에 올리면서 "계정을 개설한 목적은 공청단에 관한 정보와 청년들이 관심 갖는 이슈를 전달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지난 17일까지 공청단 트위터는 관영 중국중앙(CC)TV와 신화통신, 중국일보, 인민일보 등 관영 매체를 포함해 트위터 계정 15개를 팔로잉했고, 384명의 팔로워를 보유했다.

이에 대해 일부 팔로워는 중국에서 트위터가 공식적으로 차단된 상황에서 공청단이 트위터를 사용하게 된 이유를 질의했다.

한 팔로워는 "도대체 어떻게 트위터를 사용할 수 있는지 공청단에 묻고 싶다"며 물었고, 또 다른 팔로워는 "트위터가 괜찮은 것이라면 (중국 정부는) 왜 국민이 사용하도록 허가하지 않는지 알고 싶다"고 따져 물었다.

상하이(上海)에 기반을 둔 천다오인 정치평론가는 "공청단 계정 개설은 중국 정부가 국경을 넘어 '이념적 전장'을 확대하기 바라는 가장 최근의 조짐"이라며 "중국 정부는 더는 중국문화를 수출하는 데 만족하지 않고 해외 여론에 영향을 미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의 페이스북 계정이 총통 후보 시절인 2015년 대만·중국의 통일을 요구하는 수만 건의 댓글로 도배된 사례를 들면서 "중국의 선전 당국은 이제 염치없이 외국의 상대방이 '중국 정부 말에 귀 기울일 것'을 지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출판사가 출간하는 '차이나 쿼터리'(The China Quarterly)가 중국 내 검열을 담당하는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의 요구로 중국 사이트(중국계간)에서 300편의 논문·서평에 대한 온라인 검색을 차단했다가 전 세계의 반발로 인해 다시 게재키로 했다.

공청단 트위터 계정 개설은 인터넷 통제망인 만리방화벽(Great Firewall)을 강화하려는 중국 당국의 최근 조치와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것으로 평가된다.

SCMP는 "중국의 미래 지도자를 양성하는 공청단이 검열을 우회해 금지된 사회관계망서비스를 자유롭게 이용하는 반면, 이달 초 중국 광둥(廣東)성 둥관(東莞)에선 26세 남성이 인터넷 우회접속 프로그램 가상사설망(VPN)을 판매한 혐의로 9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다"고 전했다.

지난 8일 중국 인터넷 규제당국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의 모든 사용자가 15일까지 반드시 실명으로 계정을 등록하도록 통지했다.

당국은 또한 이슬람 소수민족 집단의 한 구성원이 온라인 토론집단을 만들어 이슬람을 가르친 혐의로 징역 2년형을 선고받은 것과 관련해 인터넷 채팅방을 개설하는 '방장'이 댓글과 함께 이용자의 행동을 감독할 책임을 지도록 하는 관리규정을 새로 제정했다.

SCMP는 "공청단이 처음으로 트위터를 이용해 메시지를 전하는 공산당 대변인은 아니다"며 "2011년부터 SNS를 활용한 인민일보는 현재 400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렸고 중국에서 공식적으로 차단된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4천만명의 팔로워를 뒀다"고 보도했다.



realis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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