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디젤차 배출가스로 연간 1천250명 조기사망…유럽 최다

입력 2017-09-19 00:40  

伊, 디젤차 배출가스로 연간 1천250명 조기사망…유럽 최다

유럽 전체는 4천500명…伊·獨·佛 순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디젤차가 내뿜는 미세 오염 물질로 제 명대로 살지 못하고 사망하는 사람 수가 유럽에서 이탈리아가 최다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오스트리아에 있는 국제응용시스템분석연구소와 노르웨이기상연구소, 스웨덴 찰머스 공대가 공동으로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에서 디젤차 유발 미세먼지로 인해 조기 사망하는 사람은 연간 약 4천5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디젤차가 내뿜는 미세 오염 물질로 인한 나라별 사망자 수는 이탈리아가 연간 1천25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유럽 전체의 사망자 수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어 독일(960명), 프랑스(680명) 순으로 나타났다.

노르웨이기상연구소 관계자는 "이탈리아 북부의 경우 디젤차의 분포율이 높고, 인구가 밀집해 있어 특히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디젤차의 배출 가스가 가솔린차 수준으로 낮을 경우 연간 조기 사망의 4분의 3가량은 막을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고 지적했다.

또, 실제 주행 환경에서 디젤차에서 나오는 질소산화물(NOx)의 양이 자동차 제작사가 신고한 범위와 부합했다면 연간 조기 사망자 수가 절반가량 줄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독일 자동차 업체 폴크스바겐이 실험실에서 배출 가스 인증을 거칠 때에는 특수 소프트웨어를 장착해 실제 주행 시보다 배출 가스가 훨씬 적게 나오는 것으로 눈속임을 한 사실이 발각된 이래 유럽의 상당수 자동차 제작사들은 인증을 위해 실험실에서 측정된 배출 가스보다 실제 운행할 때 현저히 많은 배출 가스를 내뿜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유럽에서는 디젤차가 가솔린차에 비해 온실 가스를 적게 배출해 친환경적이라는 인식이 퍼진 덕분에 1990년대 이래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늘렸고, 현재 유럽에서의 디젤차는 전체 등록 차량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1억여 대에 달한다. 이 같은 디젤차 수는 유럽을 제외한 전 세계의 디젤차의 총합보다 2배나 많은 것이라고 이 보고서는 밝혔다.

이어 "주행 때 과다한 NOx를 배출하는 디젤차가 다른 차로 대체되지 않는 한 디젤차로 인한 막대한 조기 사망자 수는 향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지난 5월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실린 연구는 인증 수준을 넘어서는 디젤차의 과다한 배출 가스와 연결지을 수 있는 전 세계 조기 사망자 수를 2015년 기준으로 약 3만8천명으로 추산한 바 있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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