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에디스코원대학 데이빗 구들 박사, 버스→전철→버스 갈아타고 출근
1차대전 발발 4년 전 출생, '죽을 때까지 현역으로 활동 '계획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103세의 나이에도 대중교통을 이용해 주 4회 연구소로 출근하며 연구활동을 계속하는 현역 과학자가 화제다. 주인공은 호주 서부 퍼스에 사는 데이빗 구들(103)박사로 생태학자인 그는 요즘도 버스→전자→버스를 갈아타며 주 4회 대학 연구실로 출근한다.
"지금도 과학에 흥미가 있다. 연구활동을 하지 않으면 월 한단 말인가?". 100세를 넘긴 나이에도 그의 왕성한 연구열은 식지 않고 있다.
생태학을 전공한 그는 "건조지역의 식생(植生)"을 주로 연구해 왔다. 속해 있는 에디스코원대학의 "명예연구원"신분이지만 100세를 맞던 3년 전에도 논문을 발표했다. 지금은 투고된 논문을 정밀심사하는 과학 전문지의 편집자로 일하고 있다.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4년 전에 영국에서 태어난 그는 런던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차 대전 후 호주로 이주했다. 호주 명문 멜버른대학과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등에서 교수로 강단에 섰으며 호주의 대표적 정부연구기관인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 선임과학자로 오래 일했다. 그동안 집필한 논문과 저서가 130여 편에 이른다.
3번째 부인이 4년 전 92세로 세상을 떠난 후 혼자 살고 있다. 4명의 자녀 중 딸 1명이 근처에 살지만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며 대부분의 집안일을 스스로 한다.
백내장으로 시력이 나빠져 5년 전부터 자동차 운전을 할 수 없게 됐지만, 야외활동을 좋아해 지난 7월에는 호주 북서부의 대자연을 둘러보는 여행도 다녀왔다.
"활동적으로 사니 상쾌하다"는 그는 카페에 가면 언제나 좋아하는 홍차와 치즈케이크를 주문한다. 치즈 케이크를 워낙 좋아해 "주 2~3회" 먹는다고 한다.
작년에 대학으로부터 "통근은 위험"하다며 연구거점을 자택으로 옮기는 게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받았으나 "대학에서 연구를 계속하고 싶다"고 버텨 통근시간이 30분 덜 걸리는 현재의 캠퍼스에 연구실을 얻었다. 그는 "사회가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는 상황을 따라잡았으면 좋겠다"면서 죽을 때까지 현역으로 연구를 계속한다는 결심이라고 아사히(朝日)신문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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