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영미술관 '오늘의 작가' 전 10월 25일까지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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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전시장 한가운데에 놓인 나무창고 안으로 들어가자, 지독한 어둠 속에서 누군가 문을 계속 두드리는 소리가 마음을 옥죄어온다.
어느 순간 노크 소리가 멈추는가 싶더니, '슥슥' 빗질 소리가 대신 들려온다.
예민해진 관람객이 창고 내부의 미세한 조명을 통해 유리 벽에 흐릿하게 떠오른 자신을 응시하게 되는 때가 이 순간이다.
창고의 정체는 서울 종로구 평창동 김종영미술관 신관 1층 전시장에 놓인 '노크 쓸다'(2017)다.
김종영미술관은 미술교육에 헌신한 김종영(1915~1982)의 뜻을 기리고자 유망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는 '오늘의 작가' 전을 2004년부터 매년 열고 있다.
올해 '오늘의 작가'는 마음과 감정을 살펴보는 작업을 꾸준히 해온 김승영이다.
이번 '노크'(Knock) 전에서도 2012년부터 올해까지 제작한 10점의 작품을 통해 같은 주제를 성찰한다.
겉으로는 한없이 고요한 듯하나 그 안은 소용돌이치고 있음을 이중의 분수 시설로 표현한 '마인드'(2017)는 인간 마음에 다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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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괴 수십 개를 쇠창살 안에 가둬둔 '감정의 괴'(2017), 마음에 파문이 이는 순간을 벼루석으로 조각한 듯한 '항해'(2012) 등은 관람객 스스로 내면을 들여다보도록 유도하는 작품이다.
3층 전시장 유리창 밖으로 어렴풋이 보이는 청동상 '슬픔'(2016)도 눈물을 훔치는 부처의 모습으로 시선을 붙든다.
'노크' 전 구성은 지난해 사비나미술관 열린 작가의 개인전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평창동 언덕배기의 나무로 둘러싸인 미술관이라는 전시공간 덕분에 새롭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박춘호 김종영미술관 학예실장은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오늘의 작가' 선정 이유로 "김승영은 오랜 시간 '나'라는 화두에 정진해 왔다. 그 깨달음의 결과물인 작품은 과시적이지도, 난해하지도 않지만 울림이 크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10월 25일까지. 문의 ☎ 02-3217-6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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