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실 운영 절반에 수술 취소·연기 이어져 환자·가족 항의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 울산대학교병원 노조의 파업이 7일째를 맞으면서 의료 공백 사태를 초래, 환자 불편이 가시화되고 있다.
20일 병원 노사에 따르면 노조는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에서 절충점을 찾지 못하자 지난 14일부터 파업을 시작했다.
1천300여 명의 조합원 가운데 수술실과 응급실 등에서 일하는 필수유지인력을 제외한 대부분이 파업에 참여하고 있다.
파업 1주일째를 맞은 병원은 19일까지 전체 984개 병상 가운데 절반도 안 되는 약 400개 병상만 운영 중이다. 파업이 더 길어지면 운영 병상 수가 계속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병원 측은 간호 인력이 부족해 입원 중인 경증 환자는 퇴원 조치하고, 중증 환자의 경우 환자 안전을 위해 다른 병원으로 옮길 것을 요청하고 있다. 입원 환자도 받지 않고 있다.
또 암을 비롯한 중증 환자의 예정된 수술도 취소되거나 입원이 연기되는 상황 등을 맞고 있다.
수술 이후 환자를 돌볼 간호 인력이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병원은 설명했다.
병원 측은 "18과 19일 이틀간 모두 77건의 수술이 취소 또는 연기됐다"고 밝혔다.
이밖에 새 환자의 외래 접수를 하지 못하고 있고, 주사실을 방문해 스케줄에 맞춰 항암 주사를 맞아야 하는 암 환자 등 기존 환자는 각종 검사실 스케줄이 지연되면서 치료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 같은 의료 공백이 현실화하자 환자나 가족이 병원 노사에 모두 항의하는 등 불만이 커지고 있다.
수술이 연기된 환자의 가족은 "울산에서 암 수술이 가능한 곳이 울산대병원이 유일해 수술 날짜만 기다려왔는데 환자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태도에 화가 난다"며 "입장 바꿔 본인들이 수술이 급한 환자나 환자 가족이라면 이 파업을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병원 관계자는 "노사 문제로 환자와 보호자에게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며 "병원은 환자의 안전과 시민들의 건강을 위해 하루빨리 정상진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고, 노조와 성실한 교섭을 벌이며 이 상황을 조속히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노조는 기본급 11% 인상과 사학연금 전환에 따른 보조금 지급, 간호사 충원과 업무 개선, 근무시간 외 환자정보 접근 금지, 생명안전업무직 전원 정규직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병원 측은 지급 여력과 경영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 무리한 요구라는 입장이다.
노사는 파업 중에도 일단 매일 교섭을 여는 등 대화를 지속하기로 했다.
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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