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선불카드 사용액, 10년만에 2천억 밑돌아

입력 2017-10-07 14:00  

상반기 선불카드 사용액, 10년만에 2천억 밑돌아

카드사·고객 모두 외면에 계좌이체·현금인출 허용키로…"사용 늘어날지는 의문"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상반기 기프트카드로 불리는 선불카드의 사용액이 급감하며 10년 만에 처음으로 2천억원 아래로 떨어졌다.

7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상반기 8개 전업 카드사의 선불카드 사용액은 1천656억5천800만원을 기록, 지난해 상반기(2천516억9천500만원) 보다 860억3천700만원(34.2%) 줄었다.

상반기 기준으로 선불카드 사용액이 2천억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07년(1천521억1천900만원)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선불카드가 가장 활발하게 쓰였던 2010년 상반기(8천675억900만원)와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이처럼 선불카드 사용액이 줄어드는 것은 카드사 입장에서는 돈도 안 되고 관리는 어려운 상품이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선불카드를 사용하면 통상 남은 잔액은 환불받지 않고 버리는 경우가 많다. 이런 자투리 수익을 카드사가 챙길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선불카드를 60% 이상 사용하면 잔액을 현금으로 돌려주도록 약관이 바뀌었고, 그나마 있던 수익도 올해부터는 여신금융협회가 만든 사회공헌재단에 기부하도록 금융 당국이 독려하고 있어 남는 수익이 없다.

고객들 입장에서도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는 포인트 적립이나 할인 등 각종 혜택이 있지만, 선불카드는 이런 혜택이 없어 써야 할 이유도 별로 없다.

지난해부터 부정청탁법이 도입되면서 과거와 달리 접대나 선물용으로도 쓸 수 없는 점도 선불카드 사용이 줄어드는 원인이다.

이처럼 선불카드 사용액이 빠르게 줄어들자 금융 당국은 최근 선불카드로 결제뿐 아니라 송금이나 현금인출이 가능하도록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그동안 선불카드는 가맹점에서 결제 수단으로만 가능했다.

다만 이 같은 규제 완화로 선불카드 사용액이 다시 늘어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선불카드가 여전히 돈 안 되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 정도 규제 완화로 선불카드 사용액이 늘어날지 모르겠다"며 "아직 규제 완화에 따른 새로운 상품을 준비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표] 전업 카드사 선불카드 사용액 추이

(단위: 억원)

┌────┬────┬────┬────┬────┬────┬───┬───┐

│2010년 │2011년 │2012년 │2013년 │2014년 │2015년 │2016년│2017년│

│반기│반기│반기│반기│반기│반기│ 반기 │ 반기 │

├────┼────┼────┼────┼────┼────┼───┼───┤

│8,675 │8,397 │6,000 │5,200 │3,082 │2,523 │2,517 │1,657 │

└────┴────┴────┴────┴────┴────┴───┴───┘

※자료: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

laecor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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