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승용차에서 숨진 여성 소지품…내일 영장 방침
국과수 "머리 손상에 의한 사망…성폭행 흔적은 없어"
(청주=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청주 하천 둑에서 옷이 벗겨져 숨진 채 발견된 2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긴급체포된 30대 남성 용의자는 20일 "주변에 내 험담을 하고 다녀 화가 났다"며 범행을 자백했다.
이날 새벽 강원 속초에서 살인 혐의로 체포된 A(32)씨는 여자 친구와 친한 사이인 B씨가 평소 자신에 대해 험담하고 다니는 문제로 다투다가 숨지게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난 19일 새벽 0시 20분께 흥덕구 B(22·여)씨의 집에서 그를 승용차에 태우고 옥산면 하천변으로 이동, 자신을 험담한 것을 놓고 다퉜다.
경찰은 A씨가 B씨와 언쟁을 벌이다 격분해 현장에 있던 둔기를 휘둘러 B씨를 숨지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부검 결과 B씨가 머리 손상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1차 소견을 발표했다. 성폭행 흔적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B씨가 숨지자 A씨는 풀숲에 시신을 유기한 뒤 스마트폰과 지갑 등을 챙겨 달아났다.
경찰은 B씨가 지난 18일 숨지기 직전 A씨와 통화한 뒤 만난 정황을 포착, A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검거에 나섰다.
수사팀은 지난 19일 0시 53분께 A씨의 승용차가 시신이 발견된 흥덕구 옥산면 하천 둑으로 진입하는 폐쇄회로(CC)TV를 확보했다. 그의 승용차는 약 1시간 30분 뒤 범행 장소에서 빠져 나왔다.
A씨의 승용차 동선을 추적한 경찰은 20일 오전 1시 10분께 강원 속초의 숙박업소에 머물던 그를 붙잡았다.
경찰은 A씨의 승용차에서 숨진 B씨의 스마트폰과 지갑을 확보했다. B씨의 시신이 발견된 하천 둑 인근에서 B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혈흔이 있는 둔기도 찾아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진술과 확보한 증거물을 바탕으로 추가 조사해 정확한 범행 동기와 수법을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유치장에서 조사실로 향하던 A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B씨는 지난 19일 오전 6시 40분께 옷이 벗겨져 숨져 있는 상태로 길을 가던 마을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시신 얼굴에는 열상과 멍 자국 등 심하게 폭행 당한 흔적이 있었으며 시신 인근에서 옷가지와 혈흔이 나왔다.
인근 도로에서는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남겨진 핏자국을 모래로 지우려고 한 흔적도 남아 있었다.
숨진 B씨는 일정한 직업 없이 가족과 떨어져 청주에서 혼자 지냈으며 피의자 A씨의 여자 친구와는 10년전부터 알고 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에 대해 21일 구속 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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