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일본 도시바(東芝)가 20일 이사회를 열고 메모리 반도체 사업 부문을 SK하이닉스 등 '한·미·일 연합'에 매각한다는 방침을 결정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지난 2월 도시바가 메모리 사업 매각 방침을 표명한 이후 약 7개월간 이어진 조정작업은 우여곡절 끝에 일단락됐다.
그러나 지난 6월 말 우선협상대상자를 결정해 발표한 이후 2개월 만에 이를 변경하는가 하면, 그 과정에서 다른 측과도 협상을 병행하는 등 일관성 없는 태도를 보인 바 있어 최종 계약서 서명 때까지는 성사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초반부터 인수전에 뛰어든 SK하이닉스는 당초 경쟁업체들에 뒤처진 상황이었으나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일본을 방문하는 등 강력한 의지를 밝히면서 '결승선'을 앞두게 됐다.
1875년 설립된 다나카(田中) 제작소를 모태로 한 도시바는 제2차 세계대전 후 가전제품 붐에 힘입어 급성장한 데 이어 글로벌 IT기업으로 부상했으나 잇단 회계부정과 미국 원전사업 손실로 인해 주력사업 가운데 하나인 반도체 사업을 매각하기에 이르렀다.
다음은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 매각 작업과 관련한 주요 일지다.
▲ 2015년 7월 = 도시바 회계부정 의혹…다나카 히사오(田中久雄) 사장 등 불명예 퇴진
▲ 2015년 12월 = 일본 언론 "도시바, 직원 1만명 구조조정…플래시 메모리 부문 분사 검토"
▲ 2016년 3월 =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도시바 원자력발전 사업부 손실 은폐 의혹 조사
▲ 2016년 7월 = 니혼게이자이 "도시바·미국 웨스턴디지털(WD), 3D 낸드플래시 메모리 합작 투자"
▲ 2017년 1월 = 도시바, 미국 원전사업 손실 7천억엔(7조1천620억원)…시가 시게노리(志賀重範) 회장 사임
▲ 2017년 2월 = 도시바, 반도체 사업부문 매각 추진 등 자구안 발표
▲ 2017년 3월 = 도시바, 반도체 사업부문 매각 절차 개시…SK하이닉스, 미국 웨스턴디지털, 마이크론 등 예비입찰 참여
▲ 2017년 4월 = 일본 언론 "도시바 반도체사업 인수 후보로 SK하이닉스, 대만 폭스콘, 미국 WD, 실버레이크파트너스 등 4곳 압축"
▲ 2017년 4월 = 최태원 SK그룹 회장, 일본 방문…도시바 반도체 사업 인수전 진두지휘
▲ 2017년 6월 = 도시바 반도체 인수 우선협상자에 SK하이닉스·일본 정부펀드·일본 국책은행·미국 베인캐피털 등 한미일 연합 선정
▲ 2017년 7월 = 일본 언론 "도시바, 한·미·일 연합 외 미국, 대만 측과도 협상 중" 보도
▲ 2017년 8월 24일 = 도시바 경영회의, 미국 WD 진영으로 우선협상자 변경
▲ 2017년 8월 31일 = 도시바 이사회, 미국 WD 등 '신(新) 미·일 연합', 베인캐피털 주도 '한·미·일 연합', 대만 훙하이(鴻海)정밀공업(폭스콘) 등과 매각 협상 진행하기로 결정
▲ 2017년 9월 13일 = 도시바,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과 협상 진행 각서 체결
▲ 2017년 9월 20일 = 교도통신 "도시바 이사회, SK하이닉스 포함 '한미일 연합'에 메모리 사업 부문 매각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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