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교환협정 따라 1단계로 54명…이번 주말 첫 미국행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미국이 호주와의 난민 상호교환협정에 따라 1차로 54명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호주 공영 ABC 방송이 20일 보도했다.
두 나라는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 시절인 지난해 11월 협정을 맺었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초 취임 직후 맬컴 턴불 호주 총리와의 통화 중 "바보 같은 거래"라고 강한 불만을 표시하면서 협정 폐기 의사마저 밝힌 바 있다.
ABC 방송은 파푸아뉴기니 마누스 섬과 나우루공화국 내 호주의 역외 난민시설에 수용 중인 남성과 여성, 어린이 등 54명이 마침내 미국 측의 허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미국행이 확정된 마누스 섬 난민들의 경우 오는 24일 출발해 이틀 후 미국에 닿을 것이라는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얀마 로힝야족 출신인 잘라루딘 모하마드는 "이제 미국에 갈 수 있게 됐다는 희망에 차 있다"며 "안전한 나라에 가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턴불 총리는 호주 방송에 출연해 미국과의 협정에 따라 1단계로 약 50명이 미국으로 갈 것이라며 당사자들에게 수일 내 통보될 것이라고 말했다.
턴불 총리는 또 미국 쪽에서 철저한 심사를 진행 중인 만큼 수개월 이내에 더 많은 이들이 미국에 갈 수 있을 것이라며 협정을 이행해 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방송에 따르면 심사를 받은 사람 중 약 200명은 난민 지위가 허용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수용자 중 100명은 호주 정부의 제의를 받아들여 모국으로 곧 돌아갈 예정이다.
지난해 두 나라는 협정을 통해 미국이 호주로부터 최대 1천250명의 난민을 받아들이는 대신, 호주는 코스타리카 내 미국의 역외 시설에서 온두라스와 엘살바도르 출신 난민 약 30명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강경한 이민정책을 앞세운 트럼프가 취임 후 이 협정에 대해 강도 높은 불만을 털어놓으면서 맹방인 양국 간에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으나 트럼프는 결국 수용하는 쪽으로 돌아섰다.
호주는 배를 타고 자국을 찾는 난민을 절대로 자국 영토에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정책을 고수하며 이들을 역외시설로 보냈고, 난민 일부는 최대 4년 이상 갇혀 지내고 있다.
특히 파푸아뉴기니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마누스 섬의 수용시설이 다음 달까지 폐쇄됨에 따라 호주는 이들을 모국으로 돌려보내거나 제3국으로 보내는 방법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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