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KAI 부사장 숨진채 발견 "열심히 하려 했는데…"(종합2보)

입력 2017-09-21 14:28   수정 2017-09-21 19:09

김인식 KAI 부사장 숨진채 발견 "열심히 하려 했는데…"(종합2보)

이라크 출장 후 사천서…임직원에 "누 끼쳐 죄송", 가족에 "미안하다"

(사천=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검찰이 분식회계와 채용비리 등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대한 전방위 수사를 하고 있는 가운데 김인식(65) KAI 부사장이 숨진 채 발견됐다.

김 부사장은 21일 오전 8시 40분께 본인이 숙소로 사용하던 경남 사천시내 아파트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을 목격한 이 회사 직원은 김 부사장이 출근을 하지 않고 연락도 닿지 않자 아파트를 찾은 것으로 파악됐다.

현장에선 김 부사장이 자필로 쓴 것으로 보이는 A4 용지 3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 한 장은 수천억원대 분식회계를 주도하고 일감 몰아주기 대가로 협력업체 지분을 차명 보유한 혐의 등으로 지난 20일 긴급체포된 하성용 전 KAI 대표와 직원들에게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김 부사장은 유서에서 "열심히 하려고 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 안타깝다"며 "회사 직원분들께 누를 끼쳐서 죄송하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KAI에서 불거진 방산·경영 비리와 관련해선 직접적인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사장은 해당 비리와 관련, 현재까지 검찰 조사를 받진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관계자도 이날 "KAI 수사와 관련해 김인식 부사장을 조사하거나 소환한 사실이 없다"고 확인했다.

나머지 유서 두 장은 가족들에게 남긴 것으로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숙소에 마지막으로 들어간 시간과 시신 상태 등에 미뤄 김 부사장이 이날 새벽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부사장은 최근 이라크에 출장을 갔다가 서울에 들른 뒤 지난 20일 저녁 사천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김 부사장이 남긴 유서 등을 토대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회사 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군 출신인 김 부사장은 2006년 KAI에서 아랍에미리트(UAE) 주재사무소장으로 민간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이후 수출사업본부장 등을 거쳐 2015년 말부터는 해외사업본부장으로 수출사업 전반을 총괄해왔다.

이라크 FA-50 경공격기 등 수출을 성사한 인물로도 전해졌다.

검찰에 긴급체포된 하 전 대표와는 경북고 동기 동창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부사장은 검찰 수사의 칼끝이 방산비리 전반을 향하고 있는 만큼 수출 업무 책임자로서 상당한 압박을 받아 온 것으로 주변에선 추측하고 있다.

ks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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