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주요 관광지 유혈사태로 예약취소 사태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미얀마군과 로힝야족 반군의 유혈충돌로 시끄러운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州)에서 폭발물이 잇따라 터지면서 다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21일 미얀마 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밤 라카인주(州)의 관광도시 민뱌의 한 도로에서 사제폭탄으로 보이는 폭발물 3개가 잇따라 터졌다.
민뱌와 미야-우 등 라카인주의 대표 관광도시를 연결하는 도로에서 폭발이 일어나면서 버스 1대와 구호물품을 실은 화물트럭 1대가 파손됐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현지 경찰 관계자는 "구호품을 실은 트럭을 겨냥한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양곤에서 시트웨로 향하던 버스와 반대편으로 가던 트럭이 교행하는 순간 나무 밑에 숨겨져 있던 폭탄이 터졌다"고 상황을 전했다.
주의원인 툰 타르 세인은 "폭탄이 터진 지역은 최근 테러범들이 정부군을 겨냥해 동시다발적인 공격을 감행한 라카인주 북부지역과 거리가 멀기 때문에 주민들이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사건은 주도면밀하게 계획된 것으로 치안을 흐트러뜨리기 위한 것"이라며 "미얀마군과 경찰은 폭발 사건 후 도로를 일시 폐쇄하고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사건이 발생한 곳은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에서 라카인주 주도인 시트웨로 물자를 실어나르는 주요 도로다. 폭발 사고로 도로 안전에 우려가 생길 경우 지역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
미야-우 주민인 마웅 탄은 "(정부군과 반군의) 충돌이 다시 시작되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로힝야족 반군인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이 핍박받는 동족을 지키겠다며 대미얀마 항전을 선포하고 경찰초소를 습격하면서 시작된 유혈사태가 한 달 가까이 지속하면서 미얀마의 관광산업도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사태가 발생한 라카인주에서는 해변 휴양지인 응아팔리와 불교유적 도시 마야-우 등지의 여행 예약취소 사태가 빚어지고 있으며, 유혈사태가 벌어진 곳과 멀리 떨어진 천년고도 바간과 만달레이 등지의 호텔들도 영향을 받고 있다.
미얀마 관광협회장인 텟 르윈 토는 "응아팔리와 미야우의 여행 예약취소 건수가 늘었고 바간과 만달레이도 영향을 받고 있다"며 "관광객들은 이 지역이 유혈사태와 무관하다는 사실을 모른다. 당국이 안전하다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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