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단위 아닌 공동묘지, 유골단위·구분없이 수납하는 2가지 방식
생전에 본인이 사용료 지불, 유족 부담 없는게 장점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일본에서 합장묘를 설치하는 지방자치단체가 늘고 있다. 취직 등으로 고향을 떠나 객지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무덤을 만들더라도 돌볼 사람이 없는 세대가 늘고 있어서다. 합장묘 설치는 전국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아오모리(靑森) 현 아오모리시는 내년부터 종교와 관계없이 여러 명의 유골을 함께 매장할 수 있는 "합장묘" 설치계획을 다시 추진키로 했다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이 전했다.
아오모리시 생활안전과에 따르면 합장묘는 시내에 있는 쓰키미노(月見野) 공동묘지 내에 설치된다. 2천 명 분의 구획을 나눈 납골당과 지하에 여러 명의 유골을 한곳에 모시는 합사실도 설치할 계획이다.
합장묘 사용 요금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일반적으로 합장묘는 비석을 세우는 것보다 비용이 적게 된다. 본인이 생전에 신청하고 사용료도 내기 때문에 사후 유족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장점이 있다. 당국은 아오모리 시에 주소를 둔 시민들이 주로 이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오모리시는 2013년 시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다수가 합장묘 설치를 요구하자 2015년부터 계획수립에 나섰다. 애초 올해 설치공사를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총 사업비가 2억7천만 엔(약 27억 원)에 달해 시 재정에 부담이 너무 크다는 판단에 따라 올해 2월 계획을 일시 중단키로 했다.
이후 건설비 절감 등을 통해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오노데라 아키히코 시장이 이달 11일 시의회 정례회의에서 계획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합장묘 설치는 지바(千葉) 시와 오사카(大阪)시, 후쿠시마(福島) 현 고리야마(郡山)시 등 전국 각지의 도시부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아오모리 현 내에서는 아오모리 시 외에 히로마에(弘前)시와 하치노헤(八戶)시가 합장묘 설치를 추진 중이다.
히로마에시에 따르면 내년 1월 합장묘 건설을 시작해 4월부터 운용을 시작할 예정이다. 하치노헤시는 작년에 실시한 시민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0%가 합장묘 설치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나자 구체적인 설치방안을 마련 중이다.
합장묘는 가족 단위가 아니라 많은 사람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묘지를 말한다. 유골을 상자 단위로 수납하는 합장묘와 유골 상자를 열어 고인의 유골을 특정할 수 없도록 하는 2가지 수납방식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hy5018@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