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탈퇴 등 핵심노선 수정 싸고 내분…필리포 부대표 탈당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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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이 잇따른 선거 패배와 진로를 놓고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당의 '2인자'가 급기야 자신을 발탁한 마린 르펜(49) 대표를 비난하며 탈당을 선언했다.
플로리앙 필리포(35) 국민전선(FN) 부대표는 21일(현지시간) 프랑스2 방송에 출연해 "최근 새로운 프로젝트와 관련해 부정적인 방향으로 상황이 흘러가는 것을 지켜본 끝에 당을 떠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필리포는 지난 5월 대선 결선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맞붙었다가 패한 르펜의 '오른팔'로 불려온 국민전선의 핵심인사다.
그가 말한 '새로운 프로젝트'란, 대선과 총선의 잇따른 참패로 기존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탈퇴와 프랑화 복귀 등 급진적인 반(反)세계화 노선의 수정을 검토하는 당내 쇄신 작업을 뜻한다.
필리포는 노선 수정 논의에 강하게 반대하며 "유로존 탈퇴와 프랑화 복귀 공약을 폐기하면 탈당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이런 상황에서 필리포가 '애국단'이라는 당내 조직을 창설해 세력을 도모한 것은 필리포와 르펜의 사이가 틀어지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르펜은 "이해관계 충돌이 발생한다"면서 필리포에게 조직 해체를 공공연히 압박했다. 그러나 필리포는 이런 요구를 거부했고, 르펜은 결국 필리포의 수석전략가 지위를 박탈했다.
필리포의 탈당 발표가 나오자 일부 핵심당원들도 잇따라 당을 떠나겠다고 선언하면서 FN의 내홍이 심화하고 있다.
프랑스 감사원(IGA) 관료 출신인 필리포는 2009년 르펜을 만나 국민전선에 몸담은 뒤 2011년 대선 전략책임자에 임명되며 당내에서 승승장구했다. 이후 유럽의회 의원과 국민전선 부대표를 겸임해왔다.
필리포는 유대인과 동성애 혐오, 인종차별 등으로 악명 높았던 국민전선의 '탈악마화'(d?diabolisation) 기획을 주도, 반(反)체제 소수정당에 불과했던 당을 어느 정도 대중정당의 반열에 올려놓은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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