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국가와 윤리·한국인을 위한 미중관계사

입력 2017-09-22 06:30   수정 2017-09-22 07:50

[신간] 국가와 윤리·한국인을 위한 미중관계사

삶은 왜 짐이 되었는가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 국가와 윤리 = 김우창·박성우·주경철·이상익·최장집 지음.

국정 농단과 갑질 논란, 쏟아지는 혐오 발언을 보면 한국 사회는 윤리가 실종된 상태다. 하지만 누구나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윤리가 필요하다.

이 책은 '윤리란 무엇이고, 윤리를 어떻게 회복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저명한 학자들의 답변을 묶어 펴낸 것이다. 네이버문화재단이 후원하는 강연 프로젝트 '열린연단: 문화의 안과 밖'이 바탕이 됐다.

인문학 석학인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는 윤리를 "삶 전체를 다스리는 틀이자 삶의 규범"이라고 정의한다. 그러면서 동서양의 철학 사상을 두루 살핀 뒤 '착한 마음씨'를 어떻게 이뤄야 하는가에 관해 이야기한다.

이상익 부산교대 교수는 유교의 관점에서 윤리를 설명한다. 그는 유교의 국가론을 근거로 "정치인은 솔선수범하고, 민생을 돌보며, 고락을 함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출판사는 '정치의 목표와 전략', '정치 공간의 구성' 등 후속편도 출간할 예정이다.

글항아리. 440쪽. 1만9천500원.

▲ 한국인을 위한 미중관계사 = 주재우 지음.

미국에서 석사학위, 중국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경희대 중국어학과 교수로 근무하는 저자가 한국인의 관점에서 세계 정치·경제 질서를 좌우하는 미국과 중국의 관계사를 조명했다.

저자는 한국전쟁의 시작과 휴전, 일본의 경제적 번영, 베트남과 타이완의 운명을 결정한 나라가 미국과 중국이었다고 강조하면서 현재 우리나라의 미래도 양국에 달린 형세라고 분석한다.

그러면서 한국전쟁 당시에는 두 나라가 남한과 북한의 통일을 원했지만, 지금은 한반도 분단의 지속을 바라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이어 "중국 정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반대하는 이유는 동북아에서 군비 경쟁이 촉발될까 우려하기 때문"이라며 "중국은 한국과 일본이 군사적으로 가까워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미국과 중국을 '모 아니면 도' 식의 이분법적 사고로 이해하지 말라"고 주문한 뒤 북한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부가 과거 정부의 성공 사례에 빗대어 오만하게 접근해서 안 된다"고 조언한다.

경인문화사. 650쪽. 4만8천원.

▲ 삶은 왜 짐이 되었는가 = 박찬국 지음.

"대도시에서는 시기와 질시 그리고 경쟁이 은밀하게 혹은 공공연하게 사람들을 지배한다. 우리는 과거에 비해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울지 몰라도 마음은 한없이 허전하고 외롭다."

실존철학 연구자인 박찬국 서울대 교수가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사상을 강의 형태로 쉽게 풀어서 썼다.

하이데거는 현대의 위기가 존재자에 깃든 '성스러움'이 사라진 데서 비롯됐다고 봤다. 산과 강, 바다는 물론 인간마저도 '자원'으로 간주하는 현대사회는 '궁핍한 세계'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하이데거 철학의 의의는 과학기술시대의 한계를 직시하고 극복 방안으로 시(詩), 즉 예술의 의미를 드러낸 점이라고 설명한다. 또 하이데거는 인생의 의미를 물을 수 있는 점을 인간의 본질적인 특성으로 꼽았다고 소개한다.

이어 정교한 인공물에 대한 소유욕에서 벗어나 세계와 사물의 경이로운 존재를 경험하는 것이 하이데거가 지향한 삶이었다고 저자는 결론짓는다.

21세기북스, 264쪽. 1만6천원.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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