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英 총리, '관대한' 이혼합의금 제안 예상"

입력 2017-09-21 23:16  

BBC "英 총리, '관대한' 이혼합의금 제안 예상"

메이, 마라톤 내각회의서 자신의 브렉시트 노선 설득

EU, 22일 이탈리아 피렌체서 예정된 메이 연설에 주목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의 최대 쟁점인 이른바 '이혼합의금'에 대해 "협상에 열어놓고, 관대한" 현금 지급을 제안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메이 총리는 이탈리아 피렌체 연설을 하루 앞둔 21일(현지시간) 2시간 반에 걸친 마라톤 내각회의를 주재해 장관들과 브렉시트협상과 피렌체 연설 내용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

이날 회의는 '하드' 브렉시트냐 '소프트' 브렉시트냐를 두고 최근 영국 내각에서 파열음이 터져 나온 가운데 열렸다.

메이 총리는 오는 2019년 3월 EU를 떠나면서 EU 시민 이민 억제를 위해 국경통제와 사법권을 되찾고자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 이탈을 감수하는 '하드 브렉시트'방침을 천명했다.

하지만 야권은 물론 보수당 일각에서도 더 유연한 소프트 브렉시트 진로를 추구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표적인 하드 브렉시트파인 보리스 존슨 장관이 지난 18일자 일간 텔레그래프에 장문의 기고를 내고 EU에 대한 과도한 이혼합의금 지급과 브렉시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장기간의 과도기간 설정에 반대한다고 주장해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BBC는 이날 내각회의에서 장관들이 과도기간을 길게는 2년으로 하는 이행협정을 맺을 수 있는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내각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메이 총리가 피렌체 연설에서 과도기간과 이혼합의금에 관한 세부내용을 공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메이 총리는 이날 회의 시작 30분 전에 장관들에게 연설 초안을 제공한 뒤 논의를 벌였다.

이 소식통은 이날 회의에서는 메이 총리의 연설 내용에 관해 광범위한 공감대가 있었다고 전했다.

메이 총리가 이날 내각회의를 주재한 데에는 내각을 무시한 채 외부에 자신의 소신을 피력한 존슨 장관을 비롯한 내각 장관들을 단속하고 자신이 이끄는 브렉시트협상 노선으로 규합하는 노력의 하나로 영국 언론들은 풀이했다.

메이 총리가 피렌체에서 할 연설을 두고 일각에서는 교착 상태에 빠진 브렉시트협상에 돌파구가 될 수 있는 내용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브렉시트 이후에도 영-EU 간 특별한 파트너십을 추구할 것이라는 점에 방점이 실린 연설에 그치면서 브렉시트협상에 속도를 내는 계기가 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영국과 EU는 3차에 걸쳐 브렉시트협상을 벌였지만 이혼합의금 등 영국의 탈퇴조건을 둘러싼 쟁점들에서 별다른 진전을 거두지 못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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